SK텔레콤이 하나로텔레콤 인수를 위한 최종협상에 돌입하면서, 통신업계에 전운(戰雲)이 감돌고 있다. SK텔레콤이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하면 매출액 12조원이 넘는 대형 통신그룹이 탄생, '거대 통신공룡'으로 불려온 KT·KTF와 대규모 '공룡전쟁'이 예상된다.

◆내년 통신시장 전면전 예상

하나로텔레콤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SK텔레콤은 지난 주말 인수TF팀을 구성, 토요일인 17일부터 하나로텔레콤 실사작업에 착수했다. SK텔레콤은 "약 3주일간 실사와 최종 협상을 벌인 후, 이사회 승인을 거쳐 다음 달 중순쯤 하나로텔레콤 대주주인 AIG·뉴브리지와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가 2개월 이내에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를 인가하면 절차가 마무리된다.

SK텔레콤이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하면, 최대 경쟁사인 KT·KTF와 유·무선통신 및 초고속인터넷·인터넷TV·인터넷포털 등 모든 사업 부문에서 전면전이 예상된다.

당장 내년에는 유럽식 3세대 이동통신(WCDMA) 시장의 주도권을 놓고 한판 승부가 벌어질 전망이다. 3세대 이동통신 시장은 올 상반기 전국 서비스를 먼저 시작한 KTF의 쇼(SHOW)가 10월 말 현재 가입자 수 241만명으로 SK텔레콤의 'T라이브'(가입자 수 163만명)를 앞서고 있다. 하지만 최근 2개월간 월별 가입자 수는 SK텔레콤이 KTF보다 많은 상태다. SK텔레콤은 내년에는 유럽식 3세대 이동통신 시장에서도 KTF를 제치고 1위를 달성, 올해 상처 받았던 자존심을 회복한다는 목표다. 이에 맞서 KT-KTF 진영은 KT의 영업조직이 KTF의 3세대 이동통신 상품 쇼(SHOW)를 판매하는 이동통신 재(再)판매 사업을 강화, 3세대 이동통신 1위 수성(守城)에 나설 방침이다. 최근 정부는 유선전화 사업자인 KT가 KTF의 이동통신 재판매를 할 때 점유율 상한규제를 받지 않도록 하는 개정 법안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내년 말에는 전체 3세대(WCDMA) 이동통신 가입자 수가 1500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통신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인터넷TV·결합상품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

인터넷TV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KT는 최근 인터넷TV 서비스를 전면 허용하는 법안이 연말까지 국회에서 통과될 움직임을 보이자, 영화·교육·뉴스 등 다양한 콘텐츠 확보에 나섰다. SK텔레콤은 하나로텔레콤의 인터넷TV 사업을 확대, 방송과 통신을 융합하는 거대 통신·미디어 기업으로 발전시킨다는 전략이다. 통신업계는 인터넷TV를 계기로 KT와 SK텔레콤이 네이버·다음 등 현재의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대체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신증권 이동섭 애널리스트는 "인터넷TV 시청자가 TV를 통해 인터넷을 검색하기 시작하면 포털사이트 주도권이 자연스럽게 인터넷TV 업계로 이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무선 통합(컨버전스) 시장도 커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10년 안에 음성통화와 데이터 송수신 등 모든 통신서비스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유·무선 인터넷 환경에서 이뤄지는 유비쿼터스 시대가 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자사(自社)의 이동통신 서비스와 하나로텔레콤의 초고속인터넷·인터넷TV·유선전화 서비스를 결합한 상품을 판매할 계획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결합상품의 해지율은 1% 이하로, 단일 상품에 비해 해지율(3~4%)이 낮아, 마케팅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KT·KTF도 내년에는 4가지 서비스를 결합한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SK텔레콤과 KT그룹에 맞서 LG그룹의 통신계열사도 대응전략을 짜고 있다. LG데이콤은 올해 말 인터넷TV 시범서비스를 시작하고 내년에는 LG텔레콤·LG파워콤 등과 결합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