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주가 하락기에 들어선 것 아닐까요?"

16일 오전 10시 서울 증시의 코스피지수가 전날보다 55포인트 이상 급락하며 두 달 만에 1900선을 뚫고 내려가자 증권사 창구에는 투자자들의 걱정 어린 문의가 쇄도했다. 오후 들어 내림폭이 다소 줄며 전날보다 21.54포인트(1.1%) 하락한 1926.2로 마감했지만, 주식·펀드 투자자들의 불안은 가시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주가 변동이 극심하다. 이달 들어 코스피지수 하루 평균 변동폭은 42포인트에 이르러 상반기 17포인트의 2배가 넘는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식을 많이 파는 것도 걱정스럽다. 외국인은 7일 연속 주식 매도가 매수를 초과했으며, 이달 들어서만 4조8500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매도-매수)했다. 주가 조정은 언제까지 이어질까?

◆미국 경기 침체 및 중국 긴축 우려가 주원인

전문가들은 최근 주가가 약세를 보이는 이유는 복합적이라고 설명한다. 무엇보다 미국발(發)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심각한 것으로 드러나 미국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아진 데다 ▲중국 인플레이션(물가상승)에 따른 중국의 긴축 정책 우려 ▲고유가 ▲엔캐리 트레이드(이자가 낮은 일본에서 자금을 빌려 이자가 높은 다른 나라에 투자하는 투기자금) 청산 등 여러 악재가 겹쳤다는 것이다.

전날 미국 모기지 대출 규모 2위인 웰스파고은행의 존 스텀프(Stumpf) 회장은 뉴욕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현재의 주택시장 상황이 대공황 이후 최악"이라고 밝혀 뉴욕 증시 하락을 부추겼다.

여기에 최근 중국 증시가 급락하면서 우리 투자자들의 심리가 더욱 위축됐다는 분석이다. 중국 상하이와 홍콩 항성 지수는 10월의 고점에 비해 한 달도 안돼 13~18% 내렸다.

◆"단기 조정 후 상승" 전망 많아

그러나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11명에게 "주가가 하락세로 접어들었나"라고 물어본 결과, 80%가 넘는 9명이 "주가가 이달 말이나 연말까지 단기 조정을 받겠지만 이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머지 2명만 "주가 조정이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답했다.

"주가가 어디까지 내려갈 것이냐"는 질문에는 1850~1880선이라는 응답이 8명으로 가장 많았다. 반면 2명은 주가가 1700선까지 미끄러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영익 하나대투증권 부사장은 "1~2주안에 주가 조정이 마무리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신용 경색에 대한 부담이 미국 경제 경착륙(硬着陸)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적고 미국이 추가로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보여 세계 증시의 하락 위험도 줄어들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박종현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 따른 금융권 손실이 다른 산업으로 확산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중국이 긴축 정책을 써도 중국 경기가 크게 둔화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국내 증시 조정이 단기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이종우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가가 이미 너무 올라 지난 4년간 이어진 '파티'는 끝났다"며 "1700대 후반이나 1800대 초반쯤에서 단기 반등이 한번쯤 있을 수는 있지만 수개월 동안 박스권을 맴돌다가 2000년 주가 하락기처럼 힘없이 미끄러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김학주 삼성증권 리서치 센터장은 "세계적인 물가 상승과 달러 약세로 인한 미국 소비 급감 우려 등을 고려할 때 주가가 내년 상반기까지 조정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식 투자 여전히 매력적"

시황관에 따라 추천하는 투자 전략도 달랐다. 11명 중 9명은 "연말 랠리(단기급등)를 대비해 주식 투자를 더 늘리라"고 조언했다. 반면 2명은 "주식 투자 비중을 축소하라"고 답했다.

이정호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내년 국내 기업이익률이 20%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저금리로 주식시장에 자금이 계속 몰리고 있어 주식을 팔 이유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구희진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주가 조정은 오히려 좋은 매수 타이밍을 제공하기 때문에 철강 등 산업재나 소재주, 내수 회복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유통·증권·인터넷주가 유망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