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에 '오성홍기(五星紅旗·중국 국기)'가 휘날리고 있다. 폭발적인 주가 상승을 무기로 중국 기업들이 글로벌 투자자금을 빨아들이는 '블랙홀'로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기업들이 세계 증시를 휩쓰는, '차이나 스톡(china stock) 전성 시대'가 열리는 걸까? 아니면 실력에 비해 과대 포장된 '종이호랑이'에 불과한 것일까?

◆중국 기업과 증시, 세계 휩쓸어

6일 홍콩 증시에서 첫 거래를 시작한 중국의 기업간(B2B)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 닷컴(Alibaba.com). 이 회사의 공모가는 13.50홍콩달러였지만 이날 마감 가격은 192%나 급등한 39.50홍콩달러. 이에 따라 시가총액이 256억 달러(약 23조원)에 이르며 하루 만에 야후재팬에 이어 아시아 2위의 인터넷 기업으로 등극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말 홍콩에서 이뤄진 이 회사의 기업공개(IPO)에는 공모 규모 15억 달러의 257배인 2300억 달러(약 208조원)의 자금이 몰렸다.

뉴욕 증시에서도 중국 기업은 최고의 '신데렐라'이다. 올 8월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부동산업체 E하우스는 첫날 41% 급등한 뒤 6일 현재 공모가격(13.80달러)보다 126% 상승한 상태다. 지난달 24일 상장한 롱탑파이낸셜테크놀로지는 첫날에만 주가가 85% 급등했다. 2005년에 나스닥에 상장한 인터넷 검색엔진 업체인 바이두(百度)는 올 들어 주가가 256% 급등했다.

JP모건의 징 울리히(Ulrich) 중국 주식담당 회장이 최근 "요즘 글로벌 투자 자금의 최고 표적은 중국 기업과 증시"라고 말한 것이 실감 난다.

세계의 중국 주식 붐을 이끌고 있는 것은 중국 본토 증시다. 중국 국내 투자자의 주식투자 열풍에 힘입어 중국 본토 상장만으로 순식간에 덩치 면에서 글로벌 주식으로 등극하고 있는 것.

페트로차이나(중국석유)의 경우 지난 5일 상하이 증시 상장 첫날 주가가 급등하면서 시가총액이 1조 달러를 넘어서 엑손모빌을 제치고 세계 1위가 됐다. 중국 기업들은 현재 세계 시가총액 10대 기업 가운데 4개를 차지해 미국(3개)을 눌렀다.

올 들어 지난 9월까지 신화(神華)에너지(석탄회사)·건설은행·평안(平安)보험 같은 중국 기업들이 상하이·선전 증시에서 기업공개로 조달한 금액만 4250억 위안(약 570억 달러)으로 2002~06년까지 5년 동안 총 자금 조달액보다 더 많다.

◆실력인가, 거품인가?

중국 기업들의 몸값이 치솟는 원동력은 중국 경제가 5년 넘게 두 자릿수 성장률을 유지하는 가운데 개별 기업의 실적 역시 호조를 보인다는 점. 여기에다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올 9월말 현재 1조4336억 달러로 1년 전보다 45% 넘게 증가했고, 베이징 올림픽 때까지 경제 순항(順航)이 점쳐지는 것도 큰 요인이다.

이 때문에 '상품투자의 귀재'인 짐 로저스(Rogers)나 홍콩 부동산 재벌인 리쇼키(李兆基) 회장 등은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흥미롭고 유망한 시장"이라며 "미국 주식을 팔고 중국 기업 주식에 돈을 쏟아 부으라"고 말한다.

하지만 중국 기업이 과대 포장됐다는 시각도 만만찮다. 가령 알리바바닷컴의 주가수익비율(PER·키워드 참조)은 320배에 달해 한국 상장기업의 평균인 18배에 비해 주가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페트로차이나는 시가총액 세계 1위라지만 순이익은 2위인 엑손 모빌의 절반에 그쳐 '종이 호랑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투자은행인 베어스턴스는 페트로차이나에 대해 "엑손 모빌과 같은 경쟁업체와 비교해 비싸다"면서 투자 의견을 '시장수익률 하회'로 하향 조정했다. 또 시가총액 기준으로 '글로벌 톱 10'에 포함된 중국 기업 중 매출액을 기준으로 하면 50대 기업에 포함된 곳이 2개에 불과하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증시는 붕괴 직전의 나스닥과 닮았다"고 경고했다. 특히 뉴욕이나 홍콩 증시에서까지 기염을 토할 정도로 중국 주식의 글로벌화가 진전됐기 때문에, 중국 증시의 버블이 꺼질 경우 글로벌 증시가 받을 충격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

◆주가수익비율(PER)

주가를 기업의 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것으로 주가의 적정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다. PER이 높을수록 기업 이익에 비해 주가가 과대평가됐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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