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그린스펀(Greenspan)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과 한국은행 간에 1997년 외환위기 원인을 놓고 진실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그린스펀 전 의장이 17일(현지시각) 발간된 회고록에서 "아시아 외환위기 때 한국은행이 외환보유고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금융위기를 고조시켰다"고 지적한 것이 발단이다.

그린스펀은 "태국 바트화(貨)와 말레이시아 링기트화가 폭락하자 일본은행의 고위 관리가 '다음 차례는 한국'이라고 말했지만 믿지 않았다"며 "한은이 250억 달러의 외환보유고를 확보하고 있어 위기를 충분히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곧 밝혀진 사실은 한국이 외환보유고를 가지고 돈놀이(play game)를 했다는 것이었다"며 "한은은 외환보유고를 몰래 팔거나 시중은행들에 빌려줬고 이것이 악성 부채가 됐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그린스펀의 지적을 일부 인정하면서도 말하는 톤(tone)은 좀 지나치다는 입장이다.

한은 관계자는 "당시 한은이 국내 시중은행에 외화를 빌려줬고, 그렇게 시장에 풀려나간 돈까지 외환보유고에 포함시켰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국제금융시장의 기준이 되는 리보(LIBOR·런던 은행 간 금리)에 준하는 금리로 국내 은행에 대출해 준 것을 '돈놀이'라고 표현한 것은 좀 지나치지 않으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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