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 인재 외면에… 교수 못 뽑은 서울대 공대
〈조선일보 8월 22일자 A10면〉

"서울대 공대가 교수 7명을 새로 임용하려다 '학문적 성취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지원자 전원을 탈락시키고 채용을 미룬 사상 초유의 일이 일어났다. 서울대는 전에도 학부·학과 별로 교수 1~2명을 임용하려다 적격자가 없어 미룬 경우가 있었지만, 이번처럼 많은 규모의 교수를 뽑으려다 단 한 명도 임용하지 않은 경우는 처음이다." (기사 중 일부 발췌)

다시 풀어 읽는 경제기사

오늘은 지난달 화제가 되었던 서울대의 신규 교수 임용 실패 사태를 다루어보려고 합니다. 국내 최고로 꼽히는 서울대 공대에서 새로 교수들을 채용하려 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한 명도 뽑지 못했다는 것이었는데요. 이로 인해 우리 대학의 경쟁력과 우수 인재의 해외 유출 문제 등이 다시금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과연 고급인력의 해외 진출이 우리에게 위기인 걸까요? 어쩌면 우수 인재들이 자신들을 보다 잘 보상해 줄 수 있는 곳으로 옮기는 것은 당연한 결과 아닐까요?



빠져나가는 인재, 우리나라의 위기?

우수한 인재들이 해외로 유출되는 현상을 '두뇌 유출'(brain drain)이라고 부릅니다. 애초 이 용어는 2차 대전 이후에 영국의 고급 인력들이 미국으로 대거 이주한 현상을 가리키는 것이었죠. 이후 개발도상국 및 후진국의 인재들이 선진국으로 이동한 후 자기 나라로 복귀하지 않는 현상을 일컫는 용어로 일반적으로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글로벌화되고 있는 경제 환경에 비추어 볼 때 고급 인력의 국제 이동을 부정적으로만 볼 수 없다는 견해도 만만치 않습니다. 예를 들어 지금과 같이 국제화된 사회에서는 보다 개방적인 교육 과정이 새로운 정보와 지식의 습득에 유리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전세계에 일자리를 가지고 있는 다국적기업의 등장 등 직업 세계에서도 국가 간의 경계를 넘는 이동은 점점 더 빈번해지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이제 고급 인력의 이동은 더 이상 제3세계에서 선진국으로만 '유출'되는 것이 아니라, 이들이 다양한 이해관계와 필요에 따라 국경에 구애받지 않고 상호 이동하는 '두뇌 순환'(brain circulation)의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한다는 주장이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고급 인력의 이동은 왜 일어날까요?

인력의 이동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작용하고 있습니다. 2차 대전 이후 미국이 과학기술 분야의 최강국으로 군림하게 된 배경에는 유럽의 정치적 혼란과 나치의 인종차별을 피해 미국으로 이주한 우수한 연구자들이 자리 잡고 있지요.

최근 들어 국가간 이동의 벽이 낮아지면서 경제적인 이익이 인력 이동의 주요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데요. 예를 들어 1990년대 초 침체 기미를 보이던 대만의 반도체·전자산업이 1990년대 후반 이후 다시금 부상한 데는 IMF 경제위기 때 대만으로 옮겨간 우리나라 고급 기술 인력들의 역할이 컸다고 합니다.

최근 들어서는 청소년들의 조기 유학이 사회 이슈가 되고 있는데요. 조기 유학도 근본적으로는 보다 나은 미래의 이익을 보장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지나친 조기 유학 바람이 사교육의 확대와 우리나라 공교육 체계의 혼란, 가정문제 등의 사회적 비용을 가져오게 된다면 이는 중요한 사회적 문제가 될 수밖에 없겠지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미국 박사학위 취득자들의 통계를 주기적으로 조사하는 국립과학재단(NSF)에 따르면, 우리나라 학생들은 학위 수여 직후에는 미국에 체류하기를 희망하는 비율이 높지만, 5년 정도 지난 시점에서 보면 국내로 복귀하는 확률이 높은 편이라고 합니다. 이럴 경우 이들은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는 인적자원을 풍부하게 해 줄 수도 있습니다.

▲ 김기완 KDI 연구위원

다시 서울대 사태로 돌아가면, 이번 사건은 무엇보다도 지금 우리나라 대학이 세계 수준의 우수 인재를 유치하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제 개인의 애국심에 호소해서 인재를 유치하는 시기는 지난 것 같습니다.

점차 치열해져 가는 국제경쟁 속에서 우리의 위치를 확고히 하기 위해서는 우수 인재들이 일하고 생활하고 싶어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여기에는 능력에 따른 경제적 인센티브의 제공과 더불어 보다 개방적인 사회문화와 규칙이 준수되는 공정한 경쟁문화의 조성이 포함될 수 있을 것입니다.

Quiz
개발도상국이나 후진국의 고급인력이 선진국으로 유출되는 현상을 무엇이라고 부를까요? ○○○○ (단답형)

▲응모 요령: 모닝플러스 홈페이지(morningplus.chosun.com)의 이벤트 코너에서
▲일정: 2007년 9월 19일(수) 오후5시 마감, 9월 21일(금) 당첨자 발표
▲경품: 피자(2명) 각 10판씩, 영화예매권(20명) 각 2매씩.(학부형도 피자 응모가 가능합니다)


〈지난회 당첨자〉
▲피자(박지원·창원여중 1년, 유소현·과천여고 2년)
▲영화예매권(김명수 김윤빈 김윤하 김정미 남희영 박상은 박지영 배지현 사혜경 신영애 이미자 이성원 이슬비 이재기 이희창 전현우 정다은 정민아 최영하 최오섭) *자세한 명단은 모닝플러스 홈페이지를 참조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