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C(사용자 제작 콘텐츠)밴드 가리나프로젝트(사진)는 한마디로 유쾌하다. 음악도, UCC 영상도, 그리고 이름부터 유쾌하기 그지없다. ‘우리가 뭘 가리나’라는 한마디로 팀 이름이 만들어졌다.

이름처럼 발라드와 레게, 락, R&B 등 모든 장르를 가리지 않는 자칭 ‘음악계의 이종격투기’다. 구애 받지 않는 자유로운 음악을 하고 싶어서다. 하지만 여러 장르를 소화해야 하는 보컬은 죽을 맛이다. 음반매장 직원들도 이들의 음반을 어느 코너에 진열할지 헛갈린다. 팀의 리더이자 프로듀서를 맡고 있는 dk는 “음악의 장르는 표현방법의 차이일 뿐”이라며 “장르에 구애 받지 않고 하고 싶은 말을 가장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의 넘치는 끼와 자유분방한 사고를 음악적 장르로 묶어둘 순 없을 것 같다.

거침없는 가사와 영상 또한 네티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공부를 하지 않으면 ‘나중에 쪽팔릴뿐야’(공부해)를 외치기도 하고 사랑의 아픔은 술을 마시고 ‘모두 다 토하자’(술을 마셨죠)라고 노래한다. ‘사주세요 씨디’(텔미텔미)를 꺼꾸로 부른 애교 어린 홍보가사 또한 네티즌의 관심을 받고 있다. 연주를 마치고는 갑자기 옆에 있던 소주를 병째 마셔버리기도 한다.(새디 스카이)

dk(김대현, 27), 쏘울지영(김지영, 24), 기타현우(전현우, 24), 듀듀(이은주, 23) 등 4명으로 구성된 가리나프로젝트는 기획사의 의도 없이 순수한 UCC로 시작해 네티즌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아 음반까지 낸 신인그룹이다. 작사, 작곡을 하고 노래를 부르고 동영상 촬영과 제작도 직접 하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다.

가리나프로젝트는 지난 3월 UCC사이트에 올린 R&B곡 ‘새디 스카이(Shady Sky)’가 흔히 말하는 대박을 터트리며 네티즌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건반을 맡고 있는 쏘울지영은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던 자작곡이 UCC 동영상을 통해 폭발적인 호응을 얻어 놀랐다”며 가리나프로젝트는 “팬이 만들어준, 팬들과 소통하는 그룹”이라고 했다. 이후 가리나프로젝트의 동영상 UCC는 싸이월드와 다음, 키위닷컴 등 주요 동영상 사이트에서 매번 10만 클릭 이상을 기록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1집의 타이틀곡인 ‘텔미텔미’는 모 CF의 배경음악으로 삽입됐으며 최근에는 KBS ‘윤도현의 러브레터’에 출연해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는 등 대중성과 음악성을 동시에 인정 받았다.

최근 대중음악계 추세는 기획사에 의해 의도된, 연출된 홍보성 UCC가 주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가리나프로젝트는 의도하지 않은 자연스러움을 추구한다. 보컬을 맡고 있는 듀듀는 “자연스러운 일상의 가사와 영상이 네티즌의 공감을 산 것 같다”고 했다. UCC 동영상이 예상치 못했던 큰 호응을 얻자, 한 때 동영상 콘티를 짜고 의도적인 연출도 해 본 적이 있다. 하지만 모두 폐기해 버렸다. 재미도 없고 어색해서다.

모두가 경험하는 일상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노래와 영상으로 보여주는 것이 바로 가리나프로젝트의 정체성이다. dk는 “모두 실화를 바탕으로 노래를 만들고, 즉흥적으로 영상을 촬영한다”며 “UCC와 공연 등을 통해 더 많은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