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일리톨 생산 미생물의 전자현미경 사진. 자작나무 등에서 추출한 원재료의 98%를 자일리톨로 바꿔준다.

국내 연구진이 충치(蟲齒) 예방 효과가 있는 천연감미료 자일리톨(xylitol)을 기존의 화학생산법 대신 미생물을 이용해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공정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에 따라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자일리톨의 국산화는 물론, 6000억원 규모의 세계시장에도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KAIST 생명과학과 김정회(金政會·55) 교수는 "유전공학 기술을 이용해 세계 최고 수율(收率)로 자일리톨을 생산할 수 있는 미생물 균주 '캔디다 트로피칼리스(Candida tropicallis)'와 생산공정을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지금까지 자일리톨은 자작나무와 옥수수 속대 등에서 원재료인 자일로스를 추출한 후 니켈 촉매가 들어가는 화학반응을 거쳐 생산해 왔다. 그러나 화학생산법은 공정이 복잡해 생산 비용이 높고, 환경과 인체에 유해한 중금속인 니켈을 사용하는 단점이 있었다. 김 교수는 "화학생산법에서는 정제 과정에서 원재료가 유실돼 최종 자일리톨 생산 수율이 50~60%에 그쳤다"며 "미생물은 정제 과정 없이 원재료를 바로 자일리톨로 바꿔 수율이 98%에 이르며, 20% 이상 원가 절감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세계 자일리톨 시장은 최근 2~3년간 연평균 35% 이상 성장하고 있으며, 올해 시장 규모는 6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자일리톨

자작나무·옥수수 등의 식물에 주로 들어있는 천연 감미료. 2차대전부터 설탕의 대용품으로 연구되기 시작했으며 1970년대 초부터 충치 예방에 적합한 천연 감미료로 인정받았다. 최근엔 비만의 주범으로 꼽히는 설탕과 단맛이 거의 비슷하면서도 칼로리가 낮아 껌에서부터 빵·과자·음료수 등 다양한 식품에 이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