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지수 흐름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지는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투자자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지난달 31일부터 가치주나 성장주에 집중 투자하는, 이른바 '스타일 ETF' 8개 종목이 아시아 증시에서는 처음으로 상장됐기 때문이다. 가치주 투자에 매력을 느낀다면 '가치주 스타일 ETF'에, 성장주 전망을 밝게 본다면 '성장주 스타일 ETF'에 투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증시에 상장된 ETF는 모두 20개 종목으로 늘어났다.
ETF는 지난 2002년 시장 대표지수를 따르는 상품이 첫 상장됐으며, 작년 6월에는 은행·반도체·자동차처럼 특정 업종지수를 추종하는 '섹터ETF'가 상장됐다.
가치ETF·성장ETF 8개 종목 상장
스타일 ETF는 주식의 특성과 성과(스타일)가 비슷한 종목을 묶어 산출된 별도의 주가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이다.
'가치주 스타일 ETF'는 '가치주지수'를 추종한다. 이 지수는 주가가 기업의 내재가치보다 저평가된 종목들의 주가를 가중 평균한 것이다. 주가순자산비율(PBR), 주가현금흐름비율, 배당수익률 등 여러 지표를 감안, 주가가 저평가됐다고 판단되는 종목을 모아 놓은 것이다.
반면 '성장주지수'는 성장 가능성이 큰 종목으로 구성된다. 과거 5년 동안 순이익과 매출액 증가 추이와 앞으로 3년간 순이익·매출액 예상 추이, 내부 성장률 등을 종목 선정 기준으로 삼는다.
이번에 상장된 스타일 ETF는 크게 가치ETF와 성장ETF로 나뉘고, 시가총액에 따라 대형·중형·소형으로 분류된다. 또 가치주와 성장주 두가지 성격을 함께 갖고 있을 경우 성장주 ETF와 가치주 ETF 양쪽 모두 편입될 수 있는데, 순수 가치ETF는 양쪽 모두 편입된 종목을 제외한 말 그대로 순수하게 가치주만 편입된 ETF다.
현재 상장돼 있는 스타일ETF는 삼성운용의 KODEX중대형가치·KODEX중대형성장·KODEX중형가치, 미래맵스의 TigerMF500순수가치·Tiger중형가치, 우리CS의 KOSEF대형가치·KOSEF중형순수가치, 유리운용의 Trex중소형가치 8개 종목이다.
한국증권에 따르면 만일 지난 2001년 1월에 스타일 ETF에 투자해 지금까지 보유했다면, 연평균 수익률은 중형 순수 가치 스타일이 45.72%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중형 가치(37.62%)·중소형 가치(33.12%)·대형 가치(23.67%) 순으로 나타났다.
중형 순수 가치 스타일이 상대적으로 고수익·고위험, 중대형 성장 스타일은 저수익·고위험의 특성을 보였다.
스타일 ETF도 장기 투자가 정답
스타일 ETF는 코스피지수와 전혀 다르게 움직일 수 있다. 따라서 좀 더 안전을 중시하는 투자자라면 시장 전체 수익률과 연계되는 정통 인덱스 상품, 예를 들어 KODEX200 ETF에도 자금의 절반 정도를 분산 투자하는 것이 좋다.
또 스타일 ETF는 특정 시기에 펀드 기준가와 주가와 차이가 발생해 고평가 또는 저평가 현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장기 투자하는 게 좋다.
한국증권 박승훈 펀드애널리스트는 "스타일별 수익률은 앞으로 시장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 관점에서 자신의 투자성향을 감안한 투자가 필수"라고 말했다.
주식처럼 사고 팔 수 있는 ETF
ETF(Exchanged-Traded Fund)는 인덱스펀드처럼 특정 주가지수 움직임에 따라 수익이 발생하도록 설계된 상품이다. 특정 주가지수는 코스피지수가 될 수도 있고, 대형 우량종목으로만 구성된 코스피200, 또는 특정 업종지수도 될 수도 있다. 이름은 펀드지만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기 때문에 일반 주식처럼 HTS(홈트레이딩 시스템)를 통해 1주씩 쉽게 사고 팔 수 있다.
최근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 때처럼 코스피지수가 급락할 경우, 주식형펀드를 환매하려면 환매 신청일 이후 2~3일 동안 주가 추가하락 가능성에 대한 위험 부담을 안아야 한다. 반면 ETF는 실시간으로 쉽게 팔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또 주식형펀드처럼 환매수수료나 운용수수료가 없기 때문에 펀드 중에서 수수료가 가장 저렴하다. ETF의 매매수수료는 0.3%~0.5% 안팎으로 비슷한 상품인 인덱스펀드의 절반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