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이나 옷가게에서 “요즘 장사 잘 되세요”라고 한번쯤 물어보신 적 있지요?

개인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장사’가 잘 되고 안 되는 문제는 국가 단위로 볼 때 경기(景氣)가 좋고 나쁜 것으로 표현됩니다. 지난해에는 한동안 경제가 나쁘다는 이야기들이 들리더니, 올해부터는 다시 경제 상황이 좋아지고 있다는 뉴스를 접할 수 있습니다. 경제는 왜 이렇게 변동하는 것일까요?

경기변동은 무엇인가요?

우선 경제상황이 전반적으로 침체와 회복을 되풀이하면서 변화하는 현상을 경기변동(business fluctuation)이라고 말합니다. 경제가 나빠지지 않고 계속해서 성장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경기변동은 시장경제를 채택하는 거의 모든 국가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랍니다.

미국에서는 실업률이 올라갈수록 범죄도 늘어나고, 각종 질병으로 인한 사망률, 그리고 심지어 자살률도 올라간다는 조사결과가 있습니다. 분명 경기가 나빠진다는 것은 단지 일자리가 줄고 소득이 줄어드는 경제적인 문제 이상으로 사회에 나쁜 영향을 주는 것입니다.

경기 변동은 왜 일어나는 건가요?

우선 새로운 기술개발에 성공하여 생산능력이 향상되었을 경우를 생각해 볼까요. 아마 전보다 좋은 물건을 많이 만들 수 있을 겁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경제에 좋은 영향을 미치게 되겠죠. 반대로 전쟁이 터져서 생산시설이 파괴되거나, 자원이 고갈돼 생산비용이 높아지는 경우, 경제에 지속적으로 나쁜 영향을 주게 되겠지요. 이렇게 경제에 장기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요인들로 인해 경기가 변동하는 부분을 ‘추세적 변동’이라고 합니다.

이런 장기적인 추세말고도 경제상황은 계절에 따라 변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가을에는 농산물 수확이 늘어나죠. 새로운 건물을 짓는 공사는 대개 봄에 시작합니다. 추석이나 설날이 되면 사람들은 새 옷을 사고, 선물을 준비하고, 많은 음식을 준비합니다. 따라서 기업들은 명절 때가 되면 미리 많은 물건을 만들어 놓습니다. 이렇게 계절에 따라 가계의 소비나 기업의 생산이 늘었다 줄었다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계절적 변동’이라고 합니다.

장기적인 추세나 계절적 변동을 제외하고도 경기는 변동하게 되는데 이것을 ‘순환 변동’이라고 합니다. 순환변동은 마치 물결모양으로 경제가 침체기와 회복기를 되풀이하는 모습을 띠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변동부문을 경기순환(business cycle)이라고 부르기도 하죠. 순환변동을 불러일으키는 요인들은 다양한데 계절적 요인과 추세적 요인을 제외한 대부분의 요인들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예를 들면 파업이 발생해서 일시적으로 생산에 차질이 빚어진다든가,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리거나 내려서 경기가 변동하는 경우입니다.

경제에도 ‘관성’이 작용해요

결국 계절적 변동을 제외하면 사람들이 예상하지 못한 사건들, 즉 경제에 좋고 나쁜 충격들(shocks)이 끊임없이 발생하면서 경기가 변동한다고 보면 됩니다.

▲ 이재준·KDI 연구위원

그런데 경제는 왜 일정 기간 호황기와 불황기를 지속하는 것일까요? 이에 답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문제이고, 이것을 밝히기 위해서 아직도 많은 연구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대개 학자들은 경제가 움직이는 데 ‘관성’이라는 것이 작용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관성이란 물체가 진행하려는 방향을 계속 유지하려는 속성을 일컫는 물리학 개념이죠. 무거운 물체일수록 관성의 힘도 세지게 마련이지요. 예를 들어 경주용차보다 무거운 트럭은 달리면서 방향을 바꾸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경제도 마찬가지입니다. 경제가 다양해지고 규모도 커지면서 관성의 힘도 세지게 마련이겠지요. 따라서 어떤 충격이 가해졌을 때 경제는 관성 때문에 빨리 원래 자리로 돌아오지 못하고 한동안 침체나 상승을 지속하게 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