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료수를 다 마신 아이가 엄마에게 달려온다. "엄마, 페트(PET)병이 비었어요. 씻어서 재활용품함에 넣어야죠." 엄마가 분리수거하던 모습을 유심히 봤나 보다. 환경점수 100점을 맞았으니 엄마도 상으로 구멍이 나도 물이 새지 않는 페트병 마술을 보여주자.

페트병을 깨끗이 씻어 물을 가득 채운다. 마개를 꼭 잠근 뒤 싱크대나 욕실로 가서 페트병 중간쯤에 송곳이나 못으로 작은 구멍을 뚫자. 구멍이 나면 물이 흘러나와야 하지만, 신기하게도 물은 구멍으로 조금 흘렀다가 곧 멈춘다.

이제 아이에게 손으로 페트병을 살짝 눌러 보게 하자. 다시 구멍으로 물이 흘러나오기 시작할 것이다. 그러나 손을 떼면 바로 멈춘다. 이번에는 페트병엔 손을 대지 않고 마개만 살짝 풀어 보자. 수도꼭지를 틀 듯 구멍으로 물이 줄줄 흘러나온다. 마개를 잠그면 수도꼭지를 잠글 때처럼 다시 물이 멈춘다.

처음 송곳으로 구멍을 냈을 때 물이 흘러나오는 것은 페트병 안의 높은 압력 때문이다. 그러나 물이 흘러나가면 페트병 안의 압력은 낮아져 페트병 밖의 공기압과 균형을 이루게 된다. 송곳으로 난 구멍은 워낙 작아 물이 흘러나갈 때 그 안으로 공기가 유입돼 페트병 내부의 압력을 높일 일도 없다. 결국 페트병 바깥에 있는 공기압이 물이 추가로 흘러나오는 것을 막는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다.

손으로 페트병을 누르면 페트병 안의 압력을 높이는 것과 같다. 때문에 물이 다시 밖으로 흐른다. 마찬가지로 마개를 풀면 공기가 페트병 안으로 들어가 역시 내부 압력을 높여 물을 흐르게 한다. 마개를 잠그면 페트병 안팎의 압력이 균형을 이룰 때까지 잠시 물이 흘렀다가 곧 멈추게 된다.

보너스 실험. 마개를 잠근 채 처음 뚫었던 구멍 위에 또 하나의 구멍을 뚫자. 그리고 바로 마개를 푼다. 어느 구멍의 물이 더 멀리 나갈까. 높은 곳에서 흐르는 물이 더 멀리 갈 것 같지만 실제로는 낮은 쪽 구멍의 물줄기가 더 멀리 간다. 아래쪽 구멍 위로 더 많은 물이 있어 수압이 더 세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