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 선진국들은 세금 인하와 정부지출 축소에 총력을 기울인다. 우리만 역주행하고 있다. 과도한 세금과 예산낭비로는 대한민국의 선진화는 불가능하다. 작은 정부와 시장 주도 경제를 확립하지 않고서는 21세기 무한경쟁의 세계화 시대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지난 4년간 OECD (경제협력개발기구)의 GDP(국내총생산) 대비 조세부담률은 평균 0.7%포인트 하락했고 정부지출은 0.4%포인트 줄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OECD의 GDP 대비 국가부채는 평균 6.6%포인트 증가에 그쳤다.

하지만 노무현 정부 4년간 우리 국민의 세금부담은 1.2%포인트 늘었고, 정부지출은 3.5%포인트 증가했다. 결과는 만성적인 적자재정과 국가부채의 급증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동안 GDP 대비 국가부채는 13.9%포인트나 늘었다.

정부는 지출을 막무가내로 늘리면서 그 정당성을 터무니없게도 우리보다 1인당 국민소득이 3배 이상 높은 선진 복지국가들에서 찾는다. '선진 복지국가들보다 우리의 세 부담이 낮고 국가부채가 낮으니 걱정 없다'는 것이다. 사회복지 지출이 지난 7년간 연평균 12.1%로 예산 평균증가율 8.5%보다 높게 급증했고, 향후 10년 동안 200조원이 넘게 소요될 낭비적인 대형 국가프로젝트가 '국가 균형발전'이란 미명하에 착수되었다.

선진국들은 만성적자와 높은 국가부채를 줄이려고 죽을 힘을 다하고 있다. 하물며 한창 성장해야 하는 나라가, 몇 십년 전에 선진국으로 진입하여 이제는 잘못된 조세·재정제도로 고통받는 서구 나라들을 본뜨려는 것은 비극이다.

우리 재정은 이미 중병을 앓고 있다. 잠재성장률 하락으로 세수증가율은 낮아지고 있다. 반면 삶의 질 향상에 대한 국민 욕구 상승과 함께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인한 정부지출 소요가 세수증가율보다 더 빨리 증가하고 있다. 이대로 가면 GDP 대비 복지 지출이 2005년 8.3%에서 2030년경에는 20.6%로 폭등할 전망이다.

▲곽태원 서강대 교수

수도 이전, 국가 균형발전, 농어촌 지원, 주한미군 재배치, 자주국방 등 국가경쟁력 향상과 무관한 재정지출의 급증과 이를 충당하기 위한 세 부담 증가와 같은 방만한 재정·조세 운영은 경제 활력을 떨어뜨림으로써 선진국 도약의 걸림돌이 된다.

2004년 기준 우리 조세부담률(19.5%)은 유럽 복지국가들보다는 낮지만 미국(18.8%)과 일본(16.5%), 아시아의 경쟁국들보다 높다. 높은 지가(地價), 임금, 불안정한 노사관계 등 모든 투자여건이 불리한 상황에서 세금을 높이는 것은 자본과 고급 두뇌를 몰아내는 것이다.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선 세 부담을 낮추어야 하고, 이를 위해선 낭비적이고 불요불급한 정부지출을 더 파격적으로 낮추는 노력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