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부터 '미수거래(외상으로 주식을 산 뒤, 이틀 뒤 결제일까지 돈을 갚도록 하는 제도)'가 사실상 제한되면서 미수거래 이용자들이 일제히 신용거래로 돌아서고 있다. 앞으로 한 번 미수가 발생하면 한 달 동안 모든 증권사에서 외상으로 주식을 살 수 없도록 하는 새로운 조치가 적용됐기 때문이다. 한쪽(미수거래)을 누르면 다른 한쪽(신용거래)이 튀어나오는 풍선효과가 발생하고 있는 것. 신용거래는 개인 투자자가 증권사에 일정한 담보를 근거로 현금이나 주식을 빌려 투자하는 기법이다. 이자율이 비교적 낮고 기존의 미수거래와 달리 대출 기간이 한 달 이상이어서 돈을 갚을 시간적 여유가 있지만 오히려 돈을 빌리는 기간이 길기 때문에 누적 손실이 더 크게 발생할 수 있어 이용할 때 유의해야 한다.
◆신용거래의 특징=신용 거래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올 1월 말 4776억원에 불과했던 신용융자 잔액은 지난 23일 현재, 4조4101억원으로 증가한 상태다. 미수 폐지 이후인 이달 들어 불과 20일 만에 2조원가량 급증한 것으로 최근 하루 거래대금의 60% 선에 달한다.
신용거래의 이자율은 기존 미수거래의 절반에 불과해, 잘만 활용하면 이자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게다가 미수 거래는 주식을 산 다음 날이나 그 다음 날에 시장에 팔아야 했지만 신용거래 대출 기간은 보통 3개월 이상씩이어서 운용의 폭이 더 넓어진다는 장점이 있다.
신용거래 조건은 증권사마다 조금씩 다른데, 보통 빌리는 기간은 3~6개월 정도며 이자는 연 6~10%에 달한다. 기존의 미수거래 이자율은 17~18%에 달했다.
특징은 신용거래를 계속 하기 위해서는 계좌의 담보를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것. 증권사들이 투자자에게 돈을 빌려줬다가 떼이는 일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이 담보유지비율은 보통 130~140% 수준으로, 투자자가 자기 돈 500만원과 빌린 돈 500만원으로 1000만원 상당의 주식을 샀다면 빌린 돈(500만원)의 130~140%인 650만~700만원(주식 평가액 포함)은 항상 계좌에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만약 주식 가격이 떨어져 담보 가치가 증권사에서 요구하는 비율 밑으로 떨어지면, 증권사는 추가 담보를 요구하거나, 담보로 잡혀 있는 주식을 내다 팔아(반대매매) 자금을 회수해간다.
◆신용거래 하려면=일단 신용거래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증권사와 신용거래약정계약을 맺고 계좌를 터야 한다. 신용계좌 설정 시 보통 보증금(100만원)이 필요하며, 만약 증권사에 모(母)계좌가 있는 투자자라면 온라인상에서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 일단 계좌가 개설되면 고객은 홈트레이딩시스템(HTS) 상에 신용매매 창을 띄워 매매를 하면 된다. 그런데 신용거래 약정을 맺은 계좌로는 미수거래를 할 수 없고, 만약 신용거래와 미수거래를 동시에 이용하려면 추가로 계좌를 개설해야 한다. 즉, 신용거래와 미수거래 계좌는 완전히 구분돼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빌린 돈을 갚지 못해 동결된 미수계좌가 있더라도 신용계좌를 개설하면 신용 거래로 주식을 계속 매매할 수 있다.
◆더 철저한 위험 관리 필요=신용거래를 이용하면 오랜 기간 돈을 빌릴 수 있기 때문에, 주가 하락 시 손실폭이 더 커질 수 있다. 미수거래를 이용할 땐 반대매매가 빨리 이뤄져 손실 폭을 줄일 수 있지만 신용거래는 당장 돈을 갚지 않아도 돼,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할 경우 그만큼 손실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익숙한 종목 위주로 단기 투자에만 활용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정영완 삼성증권 투자전략담당 센터장은 "중장기 투자보다는 단기 수익을 올리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고, 위험 관리 차원에서 한번에 모든 신용한도를 사용하지 말라"고 했다. 또 전문가들은 신용거래 이용 전에, 기대 수익률과 손절매 가격을 미리 정해 놓는 등 목표를 정확히 설정해 놓으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