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입차 가격 거품 논란이 일고있는 가운데 BMW코리아의 가격인하 방침이 여타 수입차 업체들 뿐만 아니라 중고차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가격인하 방침을 내놓은 BMW코리아에 이어 그동안 고가정책을 고수해왔던 아우디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등도 가격인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BMW코리아, 뉴 528i 모델 1900만원 인하

BMW코리아는 지난 22일 뉴 5시리즈를 발표하면서 뉴 528iㆍ528i 스포츠ㆍ530iㆍ550i 등의 4개 모델 중 뉴 528i 가격을 6750만원으로 책정했다. 이는 지난 모델인 525i보다 1900만원 가량 싼 가격이다. 뉴 530i는 기존 530i 모델보다 540만원 싼 9150만원으로 가격이 정해졌다.

게다가 뉴 528i는 525i보다 배기량 2996㏄로 엔진을 업그레이드 했고 출력과 토크도 기존에 비해 10%가량 향상시켰다. 530i도 마찬가지로 업그레이드된 신형 엔진을 탑재했다. 즉 성능은 올리고 가격은 내리는 정책을 편 것.

BMW코리아 관계자는 "이번 가격인하는 본사와 한국지사가 각각 마진을 줄여 전략모델을 한국 시장에 내놓은 것"이라며 "성능은 높이고 가격은 줄이는 정책을 펴 한국시장에 BMW의 저변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밝혔다.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도 "3리터 엔진의 528i 모델을 6000만원대 중반이라는 전략적 가격에 선보인 것은 한국 시장에 대한 BMW 그룹 본사와 BMW 코리아의 적극적인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타업체들도 '동참'..옵션은 높여도 가격은 '그대로' 우회전술도

아우디코리아는 이미 지난 3월 A4 1.8T 후속 모델인 A4 2.0T FSI를 출시하면서 A4 1.8T와 동일한 4440만원으로 책정했다. 아울러 내비게이션과 등 편의사양을 업그레이드해 가격은 그대로지만 실제로는 500만원 가량 할인된 가격을 제시했다.

메르세데스-벤츠 관계자도 "기존 모델 가격을 내리기 보다는 앞으로 출시될 예정인 신차나 부분 변경 모델은 가격인하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혀 향후 가격인하를 단행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와 함께 포드코리아와 푸조 등은 가시적인 가격인하 보다는 옵션을 추가하되 가격은 그대로 유지하거나 유럽 현지 판매가격과 거의 동일한 가격으로 국내에 출시하는 등의 우회전법으로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국내 수입차 업체의 대표주자 중 하나인 한국도요타는 당분간 가격인하를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치기라 타이조 한국도요타자동차 대표는 지난 2월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상황에서 가격 조정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 가격을 조정하게되면 고객에게 좋은 서비스를 할 수 없다"고 밝혀 국내에서 렉서스 등의 가격인하는 없을 것임을 밝힌 바 있다.

수입차 업체들의 이같은 가격인하 움직임에 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입차 업체들로선 최근에 일고 있는 수입차 가격 거품 논란이 상당부분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며 "브랜드 이미지를 가장 중시하는 수입차 업체들에게 이같은 여론은 매우 치명적"이라고 말했다.

또 "따라서 앞으로 수입차 업체들의 가격인하 움직임은 계속 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향후 중고차 가격도 인하될 듯..기존 소유자들 '분통'

하지만 수입차 업체들의 이같은 가격인하조치로 인해 기존의 비싼가격으로 수입차를 구입한 고객들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현재 BMW 525i를 소유하고 있는 이 모씨(서울 강남 거주)는 "BMW코리아가 성능은 높이고 가격은 낮춰 뉴 5시리즈를 판매한다는 소식을 들었다"면서 "그러면 이미 차를 구입한 사람들은 뭐가 되느냐"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얼핏 들으면 소비자들을 위한 조치로 생각되지만 이미 차를 구입한 사람들은 이후에 차를 팔 경우 기존 보다도 훨씬 싼 가격에 차를 넘겨야한다"며 "기존에 비싼 가격을 주고 차를 구입한 사람들에 대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수입 중고차 전문판매업체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수입 중고차는 신차가격보다 400~500만원 정도 싼 가격으로 거래된다"며 "신차 가격이 인하될 경우 중고차 시장에서도 그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중고차라는 것이 신차가 어느 정도 매매가 활발히 이뤄지는 이후에 가격대가 형성되지만 신차가 가격이 인하돼서 출시돼 판매가 많이 되면 중고차 시장에서도 더욱 낮은 가격에 팔리게 되는 것은 기정 사실"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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