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을 갚기 위해 200만원이 필요했던 대학생 이모(25·경기 고양)씨는 지난해 12월 지역 생활정보지를 보고 대부업체 'H캐피탈'을 찾았다. 업체 직원은 "원래 이렇게 하는 것"이라며 대출금 200만원 중 선(先)이자로 60만원을 뗐다. H캐피탈은 5개월 동안 원금과 이자를 합해 월 50만원씩만 넣으면 된다고 했다.

계산해 보면 연 189%의 고금리지만, 이씨는 다른 방법을 찾아보지 않았다. 첫 달에는 50만원을 간신히 입금했지만, 두 번째 달부터 50만원 맞추기가 쉽지 않았다. 연체한 다음날 H캐피탈은 "연체이자가 하루 2만원씩"이라고 통보해 왔다. 연체이자만 연 521%다.

금감원이 대부업체(옛 사채·私債를 양성화한 고금리 대출업체) 이용자 57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73%가 불법 고금리에 시달리고 있었고, 평균 금리는 연 197%에 달했다. 이는 법정 최고 금리 연 66%의 3배를 넘는 것이다.

고금리 착취를 위해 대부업체들은 '선(先)이자' 수법을 즐겨 쓴다. 예컨대 100만원을 빌릴 때 20만을 선이자로 떼는 식이다. 정부의 유권 해석에 따르면 선이자는 대출금에 해당되지 않아 80만원만 빌린 것으로 봐야 한다. 하지만 대부업체는 100만원을 빌린 것으로 계약서를 작성한다. 그만큼 이자 부담이 불법적으로 늘어난다.

연체 이자 또한 살인적이다. 몇 달만 연체하면 이자가 몇 백%를 훌쩍 넘는다. 하지만 '이자+연체이자+대출수수료' 등을 합친 모든 비용이 대출금의 연 66%를 넘으면 무조건 불법이다.

조성목 금감원 서민금융지원팀장은 "연 66%를 넘는 금리를 받는 업체가 있으면 피해 신고를 해달라"고 말했다. (02)3786-8655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9일 "유명 연예인들을 기용한 대부업체들의 TV·인터넷 광고가 급증하면서 소비자 피해가 늘고 있다"면서 "허위·과장 광고 소지가 있는 20여개 업체를 중심으로 실태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발표했다.

키워드… ▶대부(貸付)업체=과거 사채업(私債業)을 양성화한 고금리 대출업체. 연 66% 이상 금리를 받지 못한다.' 금융기관'으로 분류되지 않기 때문에 각 지방자치단체에 등록만 하면 되고, 감독도 받지 않는다. 전국 1만7500여 개업체가 등록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