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일정 기간 숙련된 생산직 여사원에 대해서도 전문 자격증을 딴 기사와 마찬가지로 '엔지니어'라고 부릅니다. 그만큼 1인당 생산성이 높은 인력이라는 뜻입니다."

삼성전자의 주력 휴대폰 생산기지인 경북 구미 공장 관계자는 "몇 년 전 컨베이어 라인에서 8~9명이 달라붙어 하던 일을 이젠 2~3명의 여직원이 담당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렇게 말했다. 자동화와 공정 혁신을 진행하는 동시에 생산직원들도 라인의 흐름을 꿰뚫게 하는 등 업무 전문성을 높여가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정보통신 부문 심재부 부장은 "휴대폰 사업이 지난해의 부진을 털고 올 1분기 30% 이상의 영업이익 성장을 이룬 데에는 구미 공장의 이런 혁신 작업이 적지 않은 힘이 됐다"고 말했다.

◆탄력적인 생산구조 정착=구미 공장은 올 들어서도 생산성 향상을 위한 라인 재배치 작업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 일(一)자 컨베이어 벨트 방식이었던 30여개 생산 라인에 변화를 준 것이 대표적이다.

이 가운데 일부를 1인(人) 셀(cell), 2인 셀, 3인 셀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재편했다. 주문량에 따라 그에 가장 효과적인 생산 체제로 제품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다. 예를 들어 소량 생산 모델의 경우 한두 사람의 작업자가 달라붙는 1~2인 셀에서 조립을 끝내, 컨베이어 라인 가동에 따른 불필요한 구동 준비 시간과 비용을 줄인다는 것이다.

1분기 판매가 늘어난 중저가(中低價) 모델은 외주 업체에 조립을 맡겨 생산비를 절감하고 있다. 또 기존 컨베이어 라인도 근무조가 교대하면서 생기는 시간 정체 등을 없애면서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이에 따라 구미공장은 2005년 250대 정도였던 1인당 하루 생산대수를 올해는 500대 이상으로 늘린다는 목표다.

◆옛 영화(榮華) 이뤄낼까=삼성전자 정보통신 부문은 올 1분기 이런 생산성 향상 노력과 동남아·중국 등 중저가 시장 공략 정책에 힘입어 6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1분기 세계 시장 점유율 13.8%를 기록, 작년 말 10% 포인트 가까이 벌어졌던 2위 모토로라와의 점유율 차이를 4.2% 포인트까지 줄였다. 지난해 부진을 털어버리는 동시에 삼성전자 내 각 사업 부문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낸 것이다.

다양한 셀 방식 도입 등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고 있는 구미공장 작업 라인. 삼성전자 제공

전문가들은 그러나 2분기에는 1분기보다 마케팅 비용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본격 경쟁은 이제부터라고 전망하고 있다.

대신증권 김강오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올 1분기엔 중저가 시장 공략과 공정 혁신 노력 등의 결과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지만, 2분기부터는 보다 치열한 경쟁 국면을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애니콜 신화'로 대변되는 옛 영화를 되찾을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

CJ투자증권 송명섭 애널리스트는 "휴대폰 성수기인 하반기를 앞두고 모토로라 등 전 세계 상위권 업체 간 마케팅전쟁이 벌어질 것"이라며 "다만 삼성전자에서 이런 활동의 근간이 되는 유연한 제품 공급 체계와 지속적 원가 절감 노력이 뒤따르고 있는 것은 주목할 만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셀(cell) 생산방식

한 사람의 작업자가 처음 공정에서 마지막 공정까지를 전부 담당해 완제품을 만들어내는 생산 방식을 말한다. 수십 명의 작업자가 컨베이어 라인에 붙어 자기에게 할당된 특정 공정만을 처리하는 식으로 완제품을 만들어내는 기존 컨베이어형 생산 체제와 차별화된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