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웰빙 추세에 따라 녹차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 녹차음료 시장에서 두드러진 강자는 동원보성녹차다. 2003년 130억원이던 동원의 보성녹차 매출은 이듬해 232억원으로 뛰었고, 2006년에는 330억원으로 늘었다.

이 과정에서 사실상 거의 모든 음료회사들이 녹차 음료제품을 내놓고 있다. 그럼에도 동원보성녹차는 절반에 가까운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시장점유율은 무려 45%나 됐다.

◆동원녹차의 탄생

동원F&B의 녹차 음료인 '동원보성녹차'는 '보성의 힘'으로 시장 정상에 오른 원산지 마케팅의 교과서적 히트 사례로 꼽힌다.

동원F&B가 녹차 음료를 내놓은 것은 1996년. 처음에는 연매출 100억원에도 못 미치는 지지부진한 성적에 머물렀지만 2003년 제품명을 바꾼 이후 대박을 터뜨렸다. 2003년 11월 '보성산 동원녹차'라는 제품명을 '동원보성녹차'로 바꾼 뒤 시장 반응이 폭발적으로 좋아진 것이다. 당시 박인구 사장(현 동원그룹 부회장)의 아이디어였다고 한다.

동원은 브랜드 변경과 함께 '보성이 키우고 동원이 담습니다'라는 광고 카피를 앞세워 대대적인 마케팅 공세를 폈다. 이른바 지역 마케팅이다.

동원F&B는 녹차 음료 브랜드를 바꾸기 전에도 원료를 전량 전남 보성군에서 사다 썼다. 달라진 점은 하나도 없었던 셈이다. 그러나 '보성'이란 지명의 효과는 대단했다. 보성을 앞세운 제품은 소비자 신뢰를 높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내부 평가다. 실제 완도하면 김, 영덕하면 게가 떠오르듯이 보성하면 녹차를 생각한다. 거꾸로 녹차하면 보성이 먼저 연상되는 것도 현실이다.

회사 측이 소비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76%가 녹차하면 보성을 떠올리고, 87%가 보성산 녹차잎이 타지역산보다 품질이 우수하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맞춤식 소비자 마케팅

동원보성녹차 성공의 또다른 비결 중 하나는 소비자 입맛을 찾아낸 기술이었다.

차의 맛을 좌우하는 녹차잎의 '덖음(뜨거운 가마솥에서 찻잎을 볶는 과정)'과 추출 기술을 소비자 기호에 맞춰 세밀하게 다듬어 나갔다. 유형근 브랜드팀장은 "당시 집 냉장고는 조금씩 다른 방법으로 만든 녹차 시제품 때문에 밑반찬을 둘 곳이 없을 정도로 빽빽했다"며 "우리 가족뿐 아니라 손님들도 '반강제'로 녹차 음료를 잔뜩 마시고 품평을 해야 했다"고 회고했다.

음료 용기 역사에도 한 획을 그었다. 350㎖ 페트병 제품을 업계 최초로 내놓은 것이다. 유 팀장은 "500㎖ 제품은 너무 커서 휴대하기에 불편하다는 이들이 많아 350㎖ 제품을 내놓았는데 이후 다른 업체들도 많이 따라왔다"고 말했다. 소비자 관점의 생각이 성공을 낳은 것이다.

◆녹차 음료는 장수할 것

동원F&B는 지난 10여 년간 녹차 음료를 연구·개발해 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LTE공법(저온추출법)을 개발, 동원보성녹차와 올해 나온 신제품 '부드러운 L녹차'에 적용하고 있다.

백상철 마케팅실 상무는 "일본의 경우를 보면 다른 차 음료는 유행이 1~2년에 그치는 반면, 녹차음료는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다"며 "우리도 녹차 음료가 장수 품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