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단에 돋은 새싹들이 하루가 다르게 푸름을 더하고 있다. 나뭇가지에도 언제 꽃이 졌나 싶더니 연초록 잎들이 가득하다. 베란다에 목을 내밀고 새파란 잎들을 쳐다보던 아이가 뭔가 큰 발견을 했나 보다. "엄마, 감자에도 파란 싹이 돋아났어요." 감자가 얼마나 봄 햇살을 좋아하는지를 보여주자.

아빠의 새 구두를 살 때 생긴 신발 상자를 가져온다. 뚜껑을 열고 빈 공간에 종이 판지 두 개로 칸막이를 만들자. 이제 상자 안에는 세 개의 작은 방이 만들어졌다. 칸막이 두 개와 이에 나란히 있는 상자 한쪽 벽면에 각각 지름 2㎝ 정도의 구멍을 높이가 각각 다르게 뚫어주자.

구멍을 뚫지 않은 벽면 쪽의 칸막이에 싹이 돋은 감자를 넣고 뚜껑을 닫는다. 그리고 감자가 있는 쪽의 반대편 면을 햇빛 쪽을 향해 두자. 며칠 뒤 상자를 보면 햇빛이 비치는 쪽의 작은 구멍으로 감자 줄기가 나와 있을 것이다. 뚜껑을 열어보면 감자 줄기가 두 개의 칸막이와 한쪽 벽면에 난 구멍을 따라 미로를 빠져 나오듯 자라나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칸막이를 더 많이 설치해 미로를 좀 더 복잡하게 하는 방식으로 실험해볼 수도 있다.

식물이 자라기 위해선 물과 양분, 햇빛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식물은 동물처럼 먹이가 풍부한 곳으로 마음대로 옮겨 다니지 못한다. 대신 앉은 채로 팔을 최대한 뻗어 물건을 잡듯이 줄기와 뿌리, 잎을 원하는 곳으로 자라게 한다.

감자 줄기가 미로를 통해 햇빛이 비치는 곳을 찾아가는 성질을 '굴광성(屈光性)', 뿌리가 중력이 작용하는 방향으로 자라는 것을 '굴지성(屈地性)', 또 뿌리가 물이 있는 방향으로 뻗어 가는 성질을 '굴수성(屈水性)'이라고 한다.

참고로 화분을 베란다에 내다 놓을 때는 날마다 방향을 바꿔주는 것이 좋다. 늘 한 방향으로 화분을 내놓으면 굴광성 때문에 햇빛 방향으로만 자라게 돼 전체 모양이 한쪽으로 기울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