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엄마의 낡은 휴대전화가 마음에 걸렸는데, 요즘 '공짜폰'이 많다는 얘기를 듣고 솔깃해졌습니다. 명동 시내에 나가봤더니 정말로 0원짜리 공짜폰이 쫙 깔렸더군요. 심지어 작년 말에 남편이 8만원 주고 샀던 단말기도 단돈 100원에 나와 있었습니다.

요즘 길거리 대리점은 물론, 인터넷 쇼핑몰까지 '껌 값'에도 못 미치는 휴대전화가 넘쳐나고 있습니다.

지난달 KTF에서 새로운 서비스(영상폰)를 시작하면서 밀어내기 식으로 단말기를 팔기 시작했고, 여기에 SKT와 LGT가 반격에 나서면서 시장이 뜨거워진 거죠.

대리점들이 마진을 포기하고 팔고 있어서 거의 덤핑시장이나 다름없는 상황입니다. 여기에다 무선인터넷 등 각종 첨단기능을 지원하지 않는 대신, 가격거품을 쏙 뺀 초저가형 단말기가 등장해 가격 파괴를 부채질하고 있습니다.

다음달부터는 이통사들의 휴대전화 보조금(가입자가 새로 휴대전화를 살 때 이동통신사가 일정액을 대신 내주는 제도) 규제가 완화되면서 지금보다 보조금이 소폭 늘어날 전망입니다. 소비자 입장에선 그만큼 선택폭이 넓어지니 환영할 일이죠. 어쩌면 휴대전화를 사면서 돈을 오히려 받는 '마이너스폰'까지 나올지도 모르겠어요.

따라서 친정엄마처럼 가입기간이 18개월 이상이고 낡은 구형폰을 쓰고 있다면 휴대전화 교체를 고려해 보면 좋을 것 같아요. 그런데 공짜폰은 고가의 최신모델은 아니고 30만원대 제품이 가장 많았어요. 하지만 친정엄마처럼 음성전화와 문자메시지만 쓰는 사용자에겐 그렇게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일부 대리점에선 2년 약정 등 각종 부가 서비스 가입을 강요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통사로부터 보조금을 많이 받아온 경우엔 부가서비스도 가입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대리점마다 가입조건이 천차만별이니까 가입조건이 느슨한 곳을 찾아 가입하는 게 이득입니다.

물론 이같은 파격 할인 혜택은 신규로 가입하거나 이동통신사를 바꾸는 번호이동인 경우에 주로 해당됩니다. 이통사들은 신규고객 확보에만 관심이 있기 때문이죠.

저희 엄마의 경우, 기기 변경을 하면 25만원을 내야 하는데 번호이동이면 공짜라고 해서 결국 번호이동하기로 결정했답니다. 손해 안 보려면 메뚜기처럼 몇 년에 한 번씩 뛰어주는 센스가 필요하다고 새삼 느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