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사람들은 우주 전쟁이라면 조지 웰스의 소설 '우주전쟁'처럼 외계인의 지구 침공을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천문학과 우주 과학의 발달로 인해 외계인의 지구 침공은 현실적으로 이루어지기 힘든 일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앞으로 다가올 우주전쟁은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인간들끼리의 전쟁이 될 것이다.
본격적인 우주시대로 들어선 지금, 우주전쟁도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올초 중국이 미사일을 발사해 지상 850km 정도에 떠있는 자국의 기상위성을 파괴한 이후 우주 전쟁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관심도 매우 높아져 있다. 물론 미국과 러시아는 이미 1980년대 중반 이전에 위성 요격 실험에 성공했고, 서로 협정을 통해 실험을 자제하고 있는 중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다가올 우주전쟁이란 무엇이며 어떤 기술이 사용되는 걸까?
현대 우주전쟁의 핵심은 '인공위성'이다. 다시 말해 위성(衛星)전쟁이다. 위성은 군사배치는 물론 주요 인물의 움직임까지 정밀하게 포착해 드러낸다. 상대에게 모든 걸 노출해야 하는 입장에서 위성은 공포의 대상이다. 이미 미국은 이라크 전을 수행하며 위성을 통한 우주전쟁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보여준 바 있다.
위성이 도는 궤도는 일반적으로 저궤도·중궤도·정지궤도로 나뉜다. 저궤도는 지상 1000km 내외의 궤도, 정지궤도는 지상 3만6500km 정도의 적도 상공 궤도이다.
그 사이에 중궤도 위성들이 위치한다. 현재 지구 대기권 위에는 수천 개 이상의 위성이 돌고 있다. 축구장보다 더 큰 크기의 우주정거장에서부터 수십kg이 안 되는 소형 첩보위성까지, 그 수는 정확히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이다. 과거 위성들은 인간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과학 연구나 통신, 방송을 위한 목적으로 주로 사용됐다. 그러나 현대의 위성들은 군사적인 목적을 위해 개발되고 있는 것들이 많다.
가장 쟁점이 되는 것은 지상 1000km 이내에서 돌고 있는 첩보(諜報)위성들이다. 상공 300~ 500km 사이에서 돌고 있는 '국제 우주정거장'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가장 낮은 고도의 위성이다. 그러나 첩보위성들은 이보다 더 아래쪽까지 내려올 수 있다. 지상에서의 높이가 낮을수록 위성이 도는 속도는 빨라진다. 지표에 가까울수록 중력이 세져 위성이 떨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그만큼 빠른 속도로 원심력을 얻어야 하기 때문이다. 첩보위성들은 그만큼 낮은 궤도에서 움직이기 때문에 무척 빠르게 움직이다. 따라서 연료 소모가 많아 수명이 1년이 채 안 되는 것도 있으며, 감시망을 피하기 위해 빛 반사가 되지 않는 특수한 재질로 만들어지기도 한다.
미국과 러시아의 위성 감시 체계는 그 어느 나라보다도 앞서 있다. 수십 cm 정도의 해상도(解像度)여서 자동차나 사람의 움직임까지도 파악이 가능하다. 이보다 더 나아가 건물 내부까지 들여다 볼 수 있는 위성도 개발되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는 지상에서 미사일이나 위성을 격추시킬 수 있는 레이저 무기를 이미 개발했거나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진짜 핵심은 우주에서 지상을 요격할 수 있는 레이저 무기다. 미국에서 개발하고 있는 '우주레이저(SBL, Space-Based Laser)'위성은 탄도미사일 방어용이지만, 위성 파괴 무기로도 활용될 우주 무기 체계의 축소판이기도 하다. 우주레이저는 기본적으로 엄청난 출력을 요구하기 때문에 핵을 원료로 사용할 수 밖에 없다. 결국 핵이 우주로까지 올려진다는 것 때문에 많은 나라들이 SBL을 반대하고 있다. 이는 일명 '죽음의 별(Death Star)'로도 알려져 있다. 즉, 우주에서 폭발할 경우 환경 파괴를 비롯한 거대한 재앙을 갖고 올 수 있기 때문이다.
구소련은 1960년대부터 다른 위성을 격추하기 위한 킬러 위성을 개발해 이미 실용화 단계까지 이르렀고, 미국도 1980년대까지 킬러위성의 개발에 성공했다. 그 후 소형 위성을 이용하여 적 위성을 미행하다 파괴하는 '우주 기뢰'들도 속속 개발되고 있고, 최근에는 중국에서도 비슷한 개념의 '기생 위성'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생 위성은 파괴하고자 하는 적 위성에 기생충처럼 근접하여 비행하다 유사시에 적 위성을 파괴하는 위성을 말한다. 이와는 반대로 중요한 위성 주위에 초소형 위성들을 배치해 유사시에 위성을 보호하는 '보디가드' 위성들도 꾸준히 개발되고 있다. 만일 우주전쟁이 실제로 일어난다면 파괴된 위성을 얼마나 빨리 복구하여 그 기능을 회복할 수 있느냐도 중요한 관건이 될 것이다. 미국은 이미 자국의 위성이 공격 당해 기능을 상실할 경우에 대비해 대체 기능의 소형위성을 7일 이내에 개발,발사하는 연구에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위성의 감시는 크게 광학과 레이더로 나눠질 수 있다. 광학 감시 방법은 별을 관측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광학 망원경을 이용하여 위성을 찾는 것이다. 이 방법의 가장 큰 한계는 주간에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빛 반사를 줄인 첩보 위성의 경우에는 효용이 떨어진다. 지상에서 망원경으로 레이저를 발사하여 위성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레이저위성추적시스템(SLR, Satellite Laser Raging)도 위성 감시의 중요 수단이다.
레이더를 이용한 위성 감시는 항공기를 감시하는 것과 원리는 비슷하다. 그러나 지상 수십 km 이내에서 비행하는 항공기를 찾는 레이더에 비해 수백 km 이상을 빠르게 비행하는 레이더 망을 갖추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미국은 이미 1950년대 말부터 미사일의 발사 감시를 위해 우주레이더망을 가동하고 있으며, 러시아도 1960년대 비슷한 성능의 우주 레이더 시설을 갖추었다.
두 나라의 레이더 감시체계는 지상 5000km 이상까지를 감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중국도 비슷한 수준의 레이더 감시체제를 갖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이웃 일본의 경우도 2003년 3월 광학 1호 위성과 레이더 1호 위성을 발사하고, 작년 광학 2호 위성에 이어, 올 2월 24일 레이더 2호 위성을 발사함으로써 광학과 레이더 위성 2쌍을 갖추게 되었다. 이 두 쌍의 위성은 각각 고도 400~ 600km 상공을 돌면서 지상을 1m 정도의 해상도로 전 지구를 24시간 감시하고 있다. 즉, 지구 어디에서든 자동차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모두 파악할 수 있는 정보력을 갖추게 된 것이다. 일본은 앞으로 해상도를 수십cm정도로 높인 위성들을 추가로 발사할 계획을 갖추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가 운영하고 있는 위성은 모두 9개이다. 소형 실험위성인 우리별 1,2,3호, 역시 소형 위성인 과학기술위성 1호, 다목적 실용위성인 아리랑 1,2호, 방송위성인 무궁화 1,2,3호가 바로 그것이다. 2008년 외나로도 우주센터에서 우리 기술로 과학기술위성 2호를 발사하여 2자리 수의 위성을 보유하게 된다. 현재 아리랑 2호는 흑백 해상도 1m 정도로 지상을 촬영할 수 있는 고해상도의 카메라를 장착하고 있다. 하지만 한대의 위성으로 우주에서 지상을 실시간으로 감시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