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은 2일 새벽까지 밤새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벌여 양대 핵심 쟁점이던 농업·자동차와 개성공단 문제 등에서 상당한 의견 접근을 이뤘다. 하지만 농업과 섬유 등 일부 분야의 몇 가지 쟁점을 놓고 최종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2일 오전 9시 현재 계속 협상을 하고 있다.

양측은 오전 중 최종 합의가 되면 이날 오후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김종훈 수석대표가 협상 결과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협상 타결을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개방 문제에서 양측은 '10년이 훨씬 넘는 상당한 기간' 이후 한국이 수입관세를 단계적으로 철폐한다는 데 의견접근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그동안 '관세 즉시철폐'를 요구해 왔다.

또 미국측은 5월 이후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계획을 서면으로 확약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 농업 고위급 협상을 이끌고 있는 민동석 농림부 통상정책관(차관보)는 "문서를 통한 약속은 불가하지만 5월 말 국제수역사무국(OIE)에서 미국의 광우병 위험등급판정을 하는 대로 우리가 신속하게 자체 수입위험평가절차를 진행하겠다고 설득했으며, 미국측이 이를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자동차 협상의 경우, 한국의 자동차 수입관세(8%)는 즉시 철폐하고, 미국의 수입관세(2.5%)는 배기량 3000㏄ 미만은 즉시 철폐 3000㏄ 이상은 3년 내 철폐키로 의견을 모았다. 미국이 개편을 요구해온 한국의 자동차 세제는 보유세는 5단계를 3단계로 축소하고 특소세는 2000㏄ 이상 기준 현행 10%에서 단계적으로 5%로 낮추기로 의견 접근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개성공단에서 생산된 제품을 한국산(産)으로 인정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이 제품을 한국 기업이 역외(域外)가공 형태로 생산한 한국산이라는 근거를 마련하되, 실제로 미국이 한국산 관세를 적용해 수입하는 시기는 한반도 정세를 감안해 추후 협의해 정한다는 데 의견 접근을 보았다.

지적(知的) 재산권 인정 기간은 현행 50년 인정에서 미국 요구대로 '70년 인정'으로 늘리기로 접점을 찾았다. 의약품에서 미국이 요구한 신약(新藥) 최저가격 보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며, 통신 산업의 외국인 지분제한(49%)도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또 금융 분야에서는 한국이 요구한 세이프가드(외환위기 때 돈이 일시적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는 조치)를 도입키로 합의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다만 미국 업계와 의회 쪽 사람들이 '너무 양보했다. 시장접근 측면에서 미국이 얻은 게 무어냐'고 불만을 표시하고 있는 것이 마지막 걸림돌"이라고 덧붙였다. 웬디 커틀러 미국측 협상단 수석 대표도 "미국 의회와 협의가 중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동석 통상정책관은 "미국이 고집하는 '예외 없는 관세 철폐' 주장을 우리가 받아들이되 민감한 농산물에 대해 계절관세·수입쿼터 등 방법으로 예외적 취급을 인정받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2일 오후 한·미 FTA 협상 결과에 대한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