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세기 최고의 펀드매니저는 누굴까. 미국 시사 잡지 포천은 작년 11월 레그메이슨밸류트러스트 운영자인 빌 밀러(Bill Miller)를 최고의 펀드매니저로 꼽았다. 메이슨 밸류트러스트는 200억 달러가량의 뮤추얼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회사다.
빌 밀러가 최고의 펀드매니저로 꼽힌 이유는 뭘까. 수익률이었다. 그가 운영하는 펀드는 1991년부터 2005년까지 15년간 연평균 16.44%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S&P500 지수의 연평균 상승률인 11.53%보다 월등한 수익률이었다. 하지만 단순히 높은 수익률 때문만은 아니었다. 빌 밀러는 15년간 매년 S&P500지수를 이긴(Beat the market·주가지수보다 높은 수익률을 올린) 유일무이한 펀드매니저다. 때문에 피터 린치나 워런 버핏, 조지 소로스와 같은 반열로 평가되기도 한다.
그는 1972년 대학을 졸업한 뒤 레그메이슨사(메이슨 밸류트러스트의 모회사)에서 포트폴리오 매니저로 투자 업무를 시작했다. 그의 투자전략은 매입 후 보유 전략(Buy&Hold)이었다. 그는 주식시장의 단기 변동에 꿈쩍도 하지 않았다. 시가총액이 큰 종목을 주로 사들였으며 자신만의 다양한 가치 분석 틀을 이용해 기업의 본질적 가치에 비해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했던 주식을 발굴해 투자했다.
특히 빌 밀러는 워런 버핏과 같은 정통적인 가치투자가와 달리 IT 주식에도 과감하게 투자했다. 1990년대 초반 회사 내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당시 고전을 거듭하던 아메리카온라인(AOL)에 투자해 1990년대 말 엄청난 수익을 얻었다. 또 2004년 구글이 기업 공개를 할 당시 1억9600만달러를 투자해 10배 가까운 수익을 내고 있다.
그는 투자팀 내에서 북 클럽을 운용하도록 해 경영 서적뿐 아니라 역사 서적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도록 권했다. 그는 "한 분야에서 최고가 되는 방법은 그 분야에서 누가 최고인지 결정하고 그가 무엇을 하는지 보는 것"이라며 "책을 통해 워런 버핏이 어떻게 주식시장에서 살아 남았는지를 알게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최근 미국 증시에 대해 상당히 낙관적이다. 빌 밀러는 지난 15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금보다 더 나은 투자 환경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며 "올해 미국 증시는 두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