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까지 일본 혼다(本田)자동차가 만드는 하이브리드카 정도는 제칠 만한 차를 내놓겠습니다."
현대자동차 남양 종합기술연구소에서 만난 이기상(48) 하이브리드 프로젝트팀장은 자신만만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세계 톱 10에 드는 배터리 업체들을 갖고 있고, 전자 기술도 세계적인 수준"이라며 "이런 협력업체들과 함께 연구하는 만큼 곧 좋은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브리드카는 내연기관인 엔진과 전기 모터를 함께 움직여 연료 소비와 배기가스 배출을 크게 줄인 에너지절약형차. 현재 전 세계 시장의 90% 이상을 도요타·혼다 등 일본업체가 차지하고 있다.
◆현대차, 하이브리드기술로 일본과 정면 승부
현대차의 하이브리드카 개발본부는 경기도 화성시 장덕동 남양연구소 내에 있다. 평소 철저한 보안이 유지되는 하이브리드 개발센터 내부와 개발 과정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입구를 통과하니 300~400평 크기의 공간에 연구원 100여 명이 컴퓨터 스크린과 각종 계측기 앞에 앉아 연구에 몰두하고 있었다. 차량작업실에선 경쟁사인 일본 하이브리드카 3~4대를 비롯, 국산 하이브리드카 10여 대를 세워놓고 성능 시험을 벌이고 있었다. 현대차는 올해와 내년에 걸쳐 총 3390대를 정부에 납품하고, 2009년부터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판매에 들어간다.
2009년 시판에 들어갈 아반떼 하이브리드도 연구실 한쪽을 차지하고 있다. 보닛을 열자 엔진 뒤 아래쪽에 큼지막한 모터가 달려 있었다. 아반떼 하이브리드는 국내 판매는 물론 미국시장에서 혼다의 시빅 하이브리드와 정면 승부할 현대차의 주력 하이브리드 차종이다.
◆핵심부품 국산화로 단가 낮춰야 경쟁 가능
현대차는 1997년부터 하이브리드카 연구를 시작했지만, 적극적이지 않았다. 수소연료전지차(자동차에 저장한 수소와 공기 중의 산소를 반응시켜 나온 전기에너지로 달리는 차세대 차량)로 가는 과도기 단계의 차량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그러나 일본 하이브리드카의 미국 내 판매가 증가하고, 미국·유럽의 자동차 배기가스 환경규제가 강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2004년부터 본격적인 연구에 들어갔다. 현대차는 2004년 클릭 하이브리드카를 정부에 납품하는 등 하이브리드카 제조 기술은 일본 등에 비해 크게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제는 아직 가격이 높다는 점이다.
이기상 팀장은 "하이브리드카 개발의 최대 걸림돌은 기술이 아니라 가격"이라며 "모터·인버터(교·직류 변환장치)·배터리를 일본 자동차 메이커만큼 값싸게 조달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다"고 했다. 현대차는 핵심부품을 2009년 이전에 모두 국산화한다는 방침이다.
하이브리드카 개발담당인 박진호 차장은 "반드시 국산화를 이뤄 하이브리드카의 국내 경쟁력을 높여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