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식품 기업 중에는 삼성과 현대, LG 같은 세계적인 브랜드가 없습니다. 한국과 일본에 이어 중국에 본격적으로 진출해 '롯데'를 삼성 같은 글로벌 브랜드로 키우겠습니다."
롯데그룹 신동빈(辛東彬·52) 부회장이 19일 상하이(上海)에서 중국 식품지주회사인 '롯데투자유한공사'를 설립했다. 신 부회장은 신격호(辛格浩) 롯데그룹 회장의 차남으로 2004년부터 그룹의 구조본부인 정책본부의 본부장으로 경영에 참여해왔다. 신격호 회장의 장남인 신동주 일본 롯데 부사장은 일본 롯데를, 신동빈 부회장은 한국 롯데를 각각 맡아왔다.
신 부회장은 이날 현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롯데가 전통적으로 강했던 식품분야를 내세워 중국을 공략하면 2016년에는 (현지에서)1조원의 매출을 낼 것"이라면서 "중국에서 식품 분야 1위가 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은 성장 잠재력이 많은 곳으로 식품지주회사를 설립해 생산뿐 아니라 투자와 M&A를 적극적으로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음료 등 개별 계열사들이 중국에 현지 생산법인을 만들었지만, 이번에 계열사를 아우르는 지주회사를 설립한 것이다.
그는 식품 지주회사 설립뿐 아니라 앞으로 유통·석유화학 부문에서도 중국 지주회사를 설립해 일본과 한국에 이어 중국에도 롯데그룹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신 부회장은 "내년 베이징에 롯데백화점 1호점을 오픈하는 것을 비롯해 백화점 2호점도 계획 중"이라면서 "중국에 테마파크를 설립하는 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중국에 이어 베트남과 인도·러시아에 대한 투자 계획도 밝혔다. 신 부회장은 "베트남에 대해서는 현재 호찌민에 몇 곳 부지를 확보, 마트를 설립할 계획"이라면서 "내년 하반기쯤이면 호치민에서 마트 영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에서는 올해 하반기 모스크바에 백화점을 오픈하는 것과 함께 식품부문 판매회사를 설립해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번 기자간담회는 신 부회장이 정책본부장에 오른 이후 처음으로 언론과 기자간담회를 가진 것인 만큼 의미가 크다는 안팎의 평가다. 특히 간담회에서는 신 부회장을 중심으로 일본롯데의 중국 사업까지 총괄하겠다는 의지가 강조돼 눈길을 끌었다. 신 부회장은 그동안 크게 드러나지 않으면서도 작년 롯데쇼핑의 서울과 런던 동시 상장(上場)을 비롯해, 우리홈쇼핑 인수 등 굵직한 현안을 이끌어왔다.
신 부회장은 "한국 롯데와 일본 롯데가 분리된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제가 일본 롯데의 국제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만큼 해외 전략을 함께 다뤄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작년 롯데그룹은 31조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일본롯데 매출은 한국에 비해 규모가 4분의 1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부회장 체제가 안정된 만큼 적극적이며 자신감 있게 해외 사업 전략을 보여준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