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 같은 삼성전자가 되겠습니다."

삼성전자는 일본 홋카이도의 작은 도시인 '아사히야마(旭山) 동물원'에서 관람객 머리 위에 펭귄 수조(水槽)를 만드는 발상의 전환을 벤치마킹하겠다고 선언했다. 삼성은 항상 한국기업 성장전략의 화두를 제시했다. 올해 삼성에서 불기 시작한 '창조경영'의 바람이 어디에까지 확산될지 주목된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기존 방식과 조직으론 고객만족이 불가능하다고 선언한다. 계열사들 연구개발과 마케팅 조직을 합치는 등 조직을 뜯어 고치면서 '고객의 요구'를 맞출 작정이다. 현대자동차는 하이브리드카에도 신경을 쓰지만 장기적으론 수소연료전지 자동차에 승부를 건다는 복안이다. 최태원 SK 회장은 '글로벌리티'(Globality·세계화 정도 또는 세계화 능력)를 높이자고 외친다. 글로벌 경쟁력을 시급히 높이는 것이 내수 중심의 SK그룹이 살 길이다.

조선업계는 북극 얼음을 깨고 석유를 뽑아내는 배처럼 세상에 없던 선박을 끊임없이 만들어 내며 미래로 달려나간다.

한국기업들은 성장 전략(戰略) 마련에 총력을 걸고 있다. 현실 안주는 미래 시장에서 패배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20대 기업중 75% "올해 투자 늘린다"

본지 산업부가 국내 20대 그룹 전략기획 담당자에게 물어봤더니 한국의 기업 경영 환경은 여전히 밝지 못하다. 하지만 어려운 속에서도 신기술 개발을 위한 투자를 늘리고, M&A(인수·합병)를 통해 영토를 확장하려는 곳이 많다.

조사대상 기업 중 75%가 불황속에도 올해 투자를 늘릴 계획이라고 답했다. '작년보다 20% 이상 늘리겠다'는 응답도 20%나 됐다. 현 정권이 곧 끝나면 새로운 성장동력에 본격 투자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다. 투자중 상당 부분은 신(新)기술 개발이다. 성장동력의 핵심은 하이테크에 있기 때문이다.

국내외에서 M&A를 적극 추진하겠다는 기업도 절반인 10곳에 이른다.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M&A가 주요 화두가 되리라는 지적에는 모두 동의했다.

기존 사업의 업그레이드가 성장동력의 기본

상당수 기업들은 성장동력을 기존 사업과 관련있는 곳에서 찾고 있다. 완전히 생소한 분야로 진출할 경우 생길 리스크(위기)를 최소화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의도다. 삼성 현대차 LG SK 롯데 등 모두 기존 사업의 업그레이드와 프리미엄화에 승부를 건다. 해외시장과 친환경 분야에서 성장동력을 찾는 기업도 많았다.

기업 사이에는 '정책의 불확실성과 각종 규제 지속'(45%)과 '정치권의 경제 현실 인식 부족'(20%)이 걱정이지만, 그렇다고 가만 있다가는 기업만 손해본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차세대 성장전략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개선돼야 할 점으로 '출자총액제한제도·이중대표소송제 등 각종 규제의 완화'를 가장 많이 꼽았다. 규제는 성장동력에도 걸림돌인 셈이다.

삼성경제연구소 한창수 수석연구원은 "기업들마다 IMF 외환위기 이후 이루어진 구조조정의 효과가 이제 한계에 봉착했다"면서 "2007년은 새로운 성장기반 구축을 위해 기업들마다 혁신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설문 응답 기업

삼성·현대자동차·LG·SK·롯데·포스코·KT·GS·한진·현대중공업·한화·두산· 금호아시아나·하이닉스·동부·현대·신세계·CJ·LS·대림

(2006년 공정위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기준 20대 그룹, 공기업·금융사 제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