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5위의 자동차회사인 다임러크라이슬러가 합병 9년 만에 경영부진으로 크라이슬러 부문을 다시 매각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GM이 크라이슬러 부문 인수를 위해 다임러크라이슬러측과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다임러크라이슬러 그룹은 독일의 메르세데스 벤츠 부문과 미국의 크라이슬러 부문으로 나뉘어 있다.

다임러크라이슬러는 14일(현지시각) 미국 크라이슬러 부문의 직원 1만3000명을 향후 3년에 걸쳐 감원하고 뉴워크 공장을 폐쇄하는 등의 구조조정 작업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구조조정은 고유가(高油價)로 픽업트럭·SUV(지프형차) 수요가 급감하면서 미국 크라이슬러 부문이 큰 적자를 냈기 때문이다.

다임러크라이슬러측은 “미국 소비자들의 선호 경향이 소형차로 옮아간다는 것을 예측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4분기 다임러크라이슬러의 당기순이익은 미국 크라이슬러 사업부문의 부진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40%나 감소한 5억7700만유로(7억4900만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크라이슬러 부문은 1억2400만유로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다임러크라이슬러는 경영부진의 대책으로 일단 감원·공장폐쇄를 통해 2009년까지 45억달러의 비용을 절감하고, 13개의 신차를 투입해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다임러크라이슬러는 크라이슬러 부문을 분사(分社)하거나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독일과 미국의 언론들은 세계 최대 자동차업체인 GM이 크라이슬러 부문을 인수하기 위해 다임러크라이슬러와 접촉 중이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GM이 디자인을 공유하고 신차 개발에 드는 비용을 분담하는 방안을 한달 전부터 다임러크라이슬러와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독일의 다임러벤츠와 미국 크라이슬러 자동차는 지난 1998년 전격적인 합병을 통해 세계 5위 자동차업체로 성장했으나, ‘고급차와 대중차의 결합’이라는 애초의 합병목적은 달성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