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근모(鄭根謨·68) 명지대 총장은 미국 뉴욕대 공대 교수로 있다가 한국과학기술원(KAIST)을 설립, 부원장을 지냈다. 이후 과학기술처 장관을 두 번 역임했으며, 대우고등기술연구원 초대 원장과 한국전력기술 사장, 호서대 총장, 한국과학재단 이사장을 지냈다. 현재는 과학 석학들의 모임인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을 이끌고 있다. 정 총장의 집안에는 유독 이공계 출신 최고경영자(CEO)가 많다.

현재 KAIST 총장을 맡고 있는 서남표(徐南杓·71) 박사는 정 총장의 육촌 동서. 부인끼리 육촌 형제지간이다. 정 총장의 친동서는 뉴욕 공대 시절 제자였던 신상영(申相永·61) KAIST 공학부 교수. 신 교수는 KAIST 부원장을 지냈다.

정 총장은 "서남표 박사를 미국에서 처음 만났는데 같은 집안 사람이라 가깝게 지냈다"며 "미국과학재단과 MIT에서도 같이 일했고, KAIST 설립 때도 서 박사가 도와줬다"고 말했다.

정 총장은 경기중과 경기고를 수석 입학했다. 경기고 1학년 때는 대입검정고시를 통해 고교 과정을 4개월 만에 마치고 이듬해 서울대 물리학과에 들어갔다. 이후 미 미시간주립대에서 23세5개월 때 응용물리학 박사학위를 취득, 아직까지 국내 최연소 이공계 박사로 기록돼 있다.

▲1995년 과기처 장관 시절 국정감사장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정근모 총장(왼쪽). 왼쪽 아래 사진은 현재의 모습.

정 총장 누나의 아들인 윤창번(尹敞繁·53) 전(前) 하나로텔레콤 회장은 서울대 산업공학과를 나와 산업연구원(KIET)과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을 거쳐 IT업계로 투신했다. 작은 외삼촌인 정 총장은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윤 전 회장에게 "공대에 가서 기술을 배우고 대학원은 상대로 가서 경영 공부를 하라"고 조언했다. 윤 전 회장의 친동생은 윤민승(尹敏勝·48) 팬택 최고마케팅책임자(CMO). 한양대 전기공학과를 나와 SK 텔레콤에 있다가 팬택에 합류했다.

윤창번 전 회장은 서울대 산업공학과 동기인 김신배(金信培·53) SK텔레콤 사장을 여동생에게 소개해줘 매제·처남 간 인연으로 발전했다.

정 총장의 둘째 여동생은 이화여대 의대를 수석 졸업하고 미 웨스턴대 의대에서 병리학 교수를 지냈다. 막내 여동생은 서울대 수학과를 나와 텍사스 A&M대 컴퓨터교육센터장을 지냈다. 정 총장의 큰 사위는 우리나라 인공위성의 선구자인 최순달(崔順達·76) 쎄트렉아이 회장의 장남 최영택(崔永澤·51)씨로, 산업공학을 전공했다.

정 총장은 "독실한 기독교 집안에 과학을 공부한 공통점이 있다"며 "학문하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의대를 나와서도 개업하지 않고 대학에서 연구를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최진성(崔溱成·43) LG전자 이동통신기술연구소 상무는 정 총장의 조카사위다. 정 총장 형의 딸이 최 상무와 결혼했다. 최진성 상무의 딸인 희진(17세)양은 작년에 미국 대학 입학시험인 SAT에서 만점을 받고 브라운대에 입학했다. 희진양은 정 총장이 갖고 있는 최연소 과학 박사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