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함께 한 등산길, 정상에 오르니 산 아래와 달리 안개가 자욱하다. "엄마, 왜 여기만 안개가 있나요?" 그럴때 집으로 돌아와 직접 안개를 만들어보며 설명을 해주자.
주먹이 들어갈 만큼 입구가 큰 투명 김치병을 준비하자. 바닥이 살짝 잠길 정도로 물을 붓는다. 고무장갑을 가져와 손가락이 병 안으로 들어가게 한 뒤 손목 부분으로 병 주둥이를 감싸 밀봉하자. 병 안으로 펼쳐져 있는 고무장갑에 손을 넣고 주먹을 쥐었다가 병 주둥이까지 재빨리 들어올린다. 이때 한 손으로는 병 주둥이를 감싼 고무장갑 손목 부분을 쥐어 고무장갑이 벗겨지지 않도록 주의한다. 어떻게 될까. 병 안에서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
이젠 고무장갑을 벗겨내고 병 안에서 성냥 한 개비를 태운다. 그런 뒤 바로 처음처럼 고무장갑을 씌운 뒤 주먹을 재빠르게 주둥이까지 들어 올려보자. 신기하게도 멀쩡하던 병 안에서 갑자기 안개가 자욱해지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병 안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수증기가 있다. 평상시 수증기들은 서로 달라붙지 않고 독립적으로 활동한다. 그런데 고무장갑을 위로 재빠르게 들어올리면 수증기가 덩달아 팽창하게 된다. 수증기로서는 '팽창'이라는 일을 한 셈이므로 내부의 열에너지를 잃게 된다. 이 때문에 수증기의 온도가 내려간다. 차가워진 수증기 방울들은 성냥이 탈 때 나온 작은 연기 입자 주변에 달라붙어 안개를 만든다. 처음 실험에서 안개가 안 생기는 것은 수증기가 달라붙을 연기 입자가 없었기 때문이다.
산 정상의 안개도 같은 이치다. 산 정상은 산 아래보다 압력이 낮다. 따라서 수증기가 잘 팽창해 온도가 내려간다. 차가워진 수증기는 공기 중에 포함된 작은 입자 주변에 달라붙어 안개를 만들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