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는 고의범이 아닌 과실범이므로 실형이 선고되는 경우는 많지 않고, 피해자와 합의나 충분한 공탁이 되면 집행유예나 벌금형에 해당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렇다면 집행유예와 벌금형 중 어느 것이 더 무거운 처벌일까? 결론부터 말한다면, 벌금형이 집행유예보다 가볍다. 벌금형은 벌금만 내면 그걸로 끝나지만 집행유예를 받으면 사회생활에 여러 가지 제약이 따르기 때문이다. 집행유예가 벌금형보다 얼마나 더 무거운가를 수치상으로 말하긴 어렵지만, 개인적으로는 집행유예가 벌금형보다 10배 정도 더 무겁다고 생각된다.

중앙선 침범 등 10대 중과실 사고이면서 피해자 진단이 10~12주 이상 나온 경우나 뺑소니사고, 사망사고 등은 벌금형이 아니라 집행유예를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이런 경우에도 피해자와 원만하게 합의하면 벌금형이 될 수도 있다.

그런데 무거운 집행유예와 관련된 여러 질문 중에 가장 많이 듣는 것이 '집행유예 받으면 호적에 빨간 줄 가나요?'라는 것이다. 그러나 호적을 아무리 뒤져 봐도, 집행유예 선고를 받았더라도 빨간 줄은 없다. 과거 신원조회서에 '집행유예 기간 중'이란 표시가 있었기 때문에 그런 말이 생긴 것이다. 그러나 요즘은 신원조회 절차가 없어져서 범죄자에 대한 전과 조회를 하는 경우가 아니면 다른 사람이 집행유예에 있었는지 알 수 없다.

'집행유예 기간 중엔 외국에 못 나간다면서요?'라는 질문도 많은데, 아직 재판이 진행 중일 때는 재판부로부터 출국허가를 받아야 하고, 재판이 확정된 다음엔 집행유예 기간 중이더라도 해외에 나가는 데 지장도 없다. 또 '집행유예 기간 중에 취직할 수 있나요?'라는 의문도 많은데, 사(私)기업엔 아무런 문제 없고, 다만 공무원이 되려면 집행유예 기간이 끝난 후 다시 2년이 지나야 한다.



(한문철 변호사 www.susulaw.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