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주식시장에서는 시장의 불투명성으로 주가가 장중에 등락을 거듭하다가 원래의 위치로 돌아와 종가(그날의 마지막 주가)가 시가(그날의 첫 주가)와 같게 되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이를 십자형(Doji)이라 합니다.

사실 모양이 십자(十字)모양으로 생겨 십자형이란 표현을 쓰지만 캔들 차트의 원산지인 일본에서는 한자로 '동사(同事)'라고 쓰고 '도지' 라고 읽습니다. 같은 수준, 같은 일이라는 뜻인데, 즉 시가와 종가가 같은 경우를 말하죠. 십자형은 주가 추세가 방향성을 잃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추세반전의 중요한 경고 메시지이므로 매매에 유의하여 활용해야 합니다.

시가는 전일 시장이 마감된 이후부터 오늘 새롭게 시장이 시작되기 전까지의 정보를 반영한 가격이고, 종가는 오늘 시장이 열리는 동안의 정보를 반영한 가격입니다. 따라서 시가와 종가가 같다는 것은 이전까지 진행되어 오던 주가 흐름이 계속해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십자형은 모양에 따라 크게 네 가지로 나뉩니다. 고가와 저가의 차이가 큰 '장족형', 시가와 종가와 저가가 같은 '비석형', 고가와 시가와 종가가 같은 '잠자리형', 시가·고가·저가·종가가 모두 같은 '일자형' 등이지요.

십자형이 만약 다른 일봉과 연관되어 추세반전 신호를 나타내 준다면 그 신뢰도는 더욱 높아지며, 십자형이 한동안 나타나지 않다가 발생할 때에도 그 의미가 커집니다.

경험적으로 볼 때 천장권에서의 십자형은 대체로 추세전환 신호로서 높은 신뢰도를 갖지만, 하락추세에서 발생하는 십자형은 상승반전 신호로서 신뢰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집니다. 따라서 십자형이 상승추세의 천장권에서 발생할 경우 매도신호로 인식하고 일단 매도를 고려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매수세가 약화되면서 상승추세가 방향성을 잃었기 때문에 이전의 상승흐름이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이윤학·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