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콘돔 회사 근로자들이 한국산 콘돔 때문에 실직(失職) 위기에 몰렸다. 미국 국제개발처(USAID)가 작년부터 개발도상국 에이즈 예방 및 가족 계획용 콘돔을 보급하면서 미국산 콘돔 대신 값싸고 품질 좋은 한국산과 중국산을 쓰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USAID는 내년 공급분으로 미국 메이커인 '알러테크'로부터 올해 주문량의 절반도 안 되는 2억100만개의 콘돔을 구입키로 했고, 나머지 1억개는 가격이 미국산의 3분의 1인 한국과 중국산으로 충당키로 했다. 이 때문에 생산량이 감소한 알러테크는 다음달 중순 직원 전체 260여명 중 절반 이상을 해고할 계획이다. 미국의 콘돔 메이커들이 몰려 있는 앨라배마주에선 이미 3대 메이커 중 한 곳이 한국산 등에 밀려 도산한 상태다.
미국 콘돔업체를 가장 위협하고 있는 회사는 한국의 코스닥 상장업체 유니더스다. 3개의 국내 콘돔회사 가운데 유일하게 USAID에 물량을 공급하고 있다.
올해로 창립 33년째를 맞은 유니더스는 국내 시장의 65%를 점하고 있고, 매년 100여 개국에 1300여만 달러어치의 콘돔을 수출하고 있다. 작년 생산한 콘돔 12억개 중 5억5000만개를 UNFPA(유엔인구기금) 등 유엔 산하기구에 납품했다. UNFPA 조달 실적으로 2년 연속 세계 1위다.
유니더스 제품은 평균 0.05㎜ 두께의 고무재질 콘돔에 풍선처럼 공기를 불어넣었을 때 18? 이상 담아야 한다는 WHO(세계보건기구) 기준을 두 배 이상 만족시킬 정도로 질기고 치밀한 품질을 자랑한다. 최근엔 콘돔 안에 조루방지 크림을 묻힌 제품 등 각종 아이디어 상품으로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