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두호 씨

블로그가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두호리닷컴(www.dooholee.com)’을 운영하는 이두호(29)씨는 자신 있게 “그렇다”고 대답한다. “블로그는 평범한 사람들도 ‘목소리’를 가질 수 있는 공간이죠. 자신의 의견을 내세울 수 있는 공간을 스스로 만들고 확장해가는 매력이 있어요.”

지난해 5월 이두호씨는 ‘KTF 벨소리 하나 다운 받는 데 1만원(http://www.dooholee.com/blog/dooholee/entry/KTF-벨소리-하나-다운-받는데-10000원)’이란 글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다. 휴대폰 벨소리의 정보이용료는 500원이지만 검색이나 미리듣기 기능을 이용하는 데이터통화료가 추가로 부과되며, 통신사에서 이 같은 내용을 이용자들에게 공지하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이를 본 블로거들이 이 글을 다른 사이트에 링크하고 스크랩하면서 많은 이들에게 알렸다. 일간지와 경제지에도 기사화됐다. 결국 그 해 7월 6일 정보통신부 통신위원회가 해당 통신사에 권고를 함으로써 요금관련 고지 정책이 바뀌었다. 이씨가 블로그의 ‘나비효과’를 실감한 순간이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국정홍보처가 ‘다이나믹 코리아’라는 국가브랜드를 만들어놓고도 제대로 홍보를 하지 않는다는 글은 블로거들 사이에 ‘다이나믹 코리아 배너달기 운동’으로 확대됐다. 이후 수많은 개인블로그뿐 아니라 정부부처 125개 사이트에도 ‘다이나믹 코리아’ 배너가 달리게 됐다(http://www.dooholee.com/blog/dooholee/entry/다이나믹-코리아와-나비효과’).

또 ‘123+567’을 검색했을 때 국내외 검색사이트들이 내놓은 서로 다른 검색결과들을 비교한 글 ‘안되는 놈은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http://dooholee.com/blog/dooholee/entry/야후-파란-다음의-공통점)’도 블로거들 사이에 엄청난 인기를 모았다. 결국 검색업체들은 이 글의 분석을 사이트운영에 반영했다.

이두호씨는 “원래 떠드는 사람 주변으로 사람들이 모이기 마련”이라며 “스스로 내 블로그를 하나의 ‘미디어’로 인식하고 글을 쓴다”고 말했다. 언론에서 기사를 쓰듯이 일상에서 부딪치는 것들 중 시의성에 맞는 것을 글로 쓰고, 때때로 기획기사 성격의 글도 올린다. 또한 ‘두호리닷컴’에 쓴 글을 올블로그, 미디어다음, 도깨비뉴스, 엠파스 등에도 퍼블리싱해 더 많은 온라인독자들과 접촉하고 있다. 현재까지 ‘두호리닷컴’의 누적방문자는 150만 명, 페이지뷰는 하루 2만쯤 된다.

이두호씨는 현재 한나라당 의원실에서 인터넷·PR담당 비서관으로 일하고 있다. 대학을 다니면서 정치인들의 웹사이트를 만들었던 경험이 인연이 됐다. 이두호씨는 “아무리 떠들고 불평해도 헛된 메아리에 그치고 마는 약자들의 설움을 블로그가 해결해줄 수도 있다는 걸 깨달았다”며 “블로그를 통해 많은 이들에게 영향을 끼치는 ‘말할 수 있는 자’가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