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권이 커지면서 우량은행과 부실은행이 확연히 갈리는 '핵분열'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22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올해 6월 결산 기준으로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 비율 8% 이상 ▲고정이하 여신(떼일 염려가 있는 악성채권) 비율이 8% 미만인 요건을 충족한 이른바 '8·8클럽'에 속하는 우량 저축은행이 56곳으로 늘어났다. 또 자산 규모가 1조원이 넘는 저축은행도 모두 13곳으로 늘어 이들의 총자산(19조3089억원)이 전체 업계의 41.5%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BIS비율이 5% 미만으로 떨어져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적기 시정조치를 받은 부실 저축은행들도 10곳으로 늘어났다.

지방은행 위협하는 곳도 등장
일부 저축은행 그룹은 지방은행보다 자산규모가 커졌다. 솔로몬저축은행(2조5372억원·8월 말 기준)의 자산은 제주은행(2조1460억원)을 추월하며 단일 법인으론 처음으로 지방은행을 앞섰다. 또 한국금융그룹은 한국·경기·진흥 등 3개 계열 저축은행 자산이 4조1000억원으로 불어나 전북은행(5조3896억원)을 바짝 추격했다. IMF 외환위기 이후 지방은행이 사라진 충청·강원 등지에선 저축은행이 사실상 지방은행 몫을 해내고 있다. 경기 지역에 지점 9곳을 낸 경기저축은행은 앞으로 지점을 4~5곳 늘려 지방은행의 위상을 갖겠다는 전략이다. 한서저축은행(인천) 김태오 사장은 "저축은행은 외환·카드 등 일부 업무는 할 수 없지만 다른 건 지방은행과 다를 게 없다"고 말했다. 저축은행 수신 고객은 지난 8월 현재 255만명으로 1년 새 20% 가까이 증가했다.

부실 저축은행도 늘어
반면 부실한 저축은행들도 늘고 있고 각종 금융사고도 빈발하고 있다. 지난달 분당의 좋은저축은행이 영업정지를 당한 데 이어 하나로·HK·홍익저축은행의 최대주주 구속 등의 사건이 연거푸 불거지고 있다.

대주주가 저축은행을 개인금고로 여기고 마음대로 돈을 꺼내 쓰거나 불법 대출을 해준 게 주된 원인이다. 금융감독원은 앞으로 저축은행에 대해서도 은행과 동일한 대주주 적격심사 제도를 도입해 정기적으로 심사한다는 방침이다.

김석원 저축은행중앙회장은 "부실 저축은행이 늘어나는 문제가 있지만, 저축은행이 문을 닫아도 1인당 5000만원까지 법적으로 보장이 된다"며 "영업 정지조치를 당한 저축은행 고객에 대해선 인근 저축은행들이 예금을 담보로 대출을 해주는 서비스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