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핵실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9일 코스피지수의 움직임. 오전 11시53분쯤 48.38포인트 폭락했다가 오후에 서서히 회복돼 32포인트 하락한 채 마감했다.

9일 한국 증시는 북한의 핵 실험 충격에 휘청거렸다. 코스피 지수가 오후 한때 50포인트 가까이 폭락했고, 코스닥 시장은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 투매 현상이 빚어져 8% 넘는 대폭락을 기록했다. 앞으로 증시는 어떻게 될까.

본지가 증시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긴급 설문조사를 한 결과, 그들은 '군사충돌 여부'를 향후 증시의 최대 변수로 꼽았다. 군사충돌 분위기가 강해질수록 증시 충격은 커질 것이며, 그 반대의 경우 충분히 위기 극복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군사충돌로 가지 않더라도 짧게는 1주일, 길게는 1개월 안팎 단기 충격은 불가피할 것이란 의견이 많았다. 이 경우 주가 하락 마지노선이 1200선에서 형성될 것으로 관측했다.

단기 충격 불가피=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앞으로 미국·일본 등 주변 국가들의 반응을 지켜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미국의 대응 방식에 따라 주가가 출렁일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번 핵실험은 과거 10여 차례 나왔던 북한 관련 사건 때와는 분명 다른 영향을 증시에 미칠 것이란 분석이 많았다. 과거보다 강도가 셀 것이란 얘기다.

굿모닝신한증권 김석중 부사장은 "중기적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증권 홍성국 상무는 "북한 핵실험으로 한국 증시에 대한 투자 위험이 한층 높아진 것은 분명하다"며 "현 상황이 종료된 게 아니라 진행형인 만큼 향후 상황을 쉽게 예측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정영완 파트장은 "미국이 군사행동을 취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그렇다 하더라도 중장기적으로 한국 주식시장은 어려운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1회성 이벤트로 끝날 수도"=반면 이번 북한의 핵실험이 과거처럼 '일회성 이벤트'에 그칠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오히려 최근 1~2개월 동안 지속된 북핵 리스크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차원에서 주가에 긍정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동부증권 신성호 상무는 "북핵 문제는 전쟁 관점에서 보느냐, 아니면 이벤트성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이벤트성 관점에서 볼 경우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1주일을 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세계증시가 활황세를 보이고 있고 군사제재로까지 가지 않을 것이라는 가정하에서 북한 핵실험이 국내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메리츠증권 윤세욱 이사는 "북한 핵실험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투자자가 4000억원 넘는 순매수(매수액-매도액)를 기록한 것은 단순히 정치적 이벤트로 보기 때문"이라고 했고, 미래에셋증권 이정호 이사는 "단기 악재로 그칠 가능성이 있고 결국 국내증시는 세계증시 흐름에 맞춰 갈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피 지수 1200선 지켜낼 것"=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가 하락하더라도 1200 밑으로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대부분 1250 안팎에서 저점을 형성할 것으로 봤다. 북한 핵실험에 대한 주변국 대응방안이 나올 이번 주가 1차 고비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신증권 양경식 투자전략부장은 "대북 제재안이 구체화되기 이전까지 주식시장에 불확실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코스피지수는 이달 하순쯤 1250~1280선에서 저점을 형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 박종현 센터장은 "미국과 일본 등 주변국 반응을 통해 심리적 안정감을 되찾을 경우 이달 중순 이후 주가가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수용기자 js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