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기업의 경쟁 시스템을 도입할 것"이라고 말해 왔던 금융공기업들이 '자기들끼리의 돈잔치'가 가능했던 원인은 무엇일까.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중소기업은행 등 3대 국책은행은 작년 3조 424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전년에 비해 136.9% 증가했다. 하지만 감사원 당국자는 "장사를 잘했거나 경영혁신으로 비용을 절감해 만든 흑자가 아니다"라고 했다. 대부분 정부 지원 또는 경제상황이 호전되면서 장부상 평가이익이 올라간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당국자는 "금융공기업들은 이를 근거로 임금을 올리고 성과급을 지급한 것"이라고 했다.

여기에 정부 차원의 감시망이 부실한 것도 한 몫 했다. 정부가 납입자본금의 50% 이상을 출자한 기업은 원래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 등에 경영실적을 보고하고 수시로 감시를 받게 되어 있다. 그런데 지난 1997년 법이 바뀌면서 3대 국책은행은 대상에서 제외됐다. 당시 경제부처는 해당 금융공기업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했다. 이 때문에 정부·금융당국·금융기관을 모두 장악하고 있던 경제 관료끼리 자기 식구 감싸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있었다. 감사원관계자는 "감독기관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피감기관으로 가거나 그 반대의 경우가 흔한 것도 이런 문제가 발생한 이유 중의 하나"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