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神)도 부러워하는 직장'이라는 인터넷 유머가 있다. 별 스트레스 없이 잘 먹고 잘살 수 있는 직장이란 뜻이다. 사기업에 이런 곳이 있을 리가 없다. 결국 국민들 부담으로 유지되는 공기업들 얘기다. '신도 부러워하는 직장' '신이 감춰 놓은 직장'이라는 한국은행 등 금융공기업들이 중심이다(너무 좋아서 '신도 모르는 직장'은 일반 공기업 중에 있다고 한다). 26일 감사원이 금융공기업들의 놀라운 연봉, 후생, 복지 실태를 발표했다. 정말 신이 다니고 싶어할 정도였다.
◆적게 벌고 많이 받아
산업·수출입·기업 등 3대 국책은행장의 2004년도 평균 연봉은 6억3600만원으로, 13개 정부투자기관장 평균 보수 1억5700만원의 4.1배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공적자금을 투입한 우리금융지주 회장 연봉은 활동비를 포함해 12억6000만원에 달했다.
이들 은행 직원은 일반 시중은행 평균보다 12.8% 많은 7717만원의 급여를 받았다. 이 같은 임금은 13개 정부투자기관 평균보다 77.1% 많은 것이다. 반면 이들 은행의 1인당 영업이익은 시중은행의 78%에 불과했다.
편법적으로 직원 임금을 올린 경우도 많았다. 한국은행은 정원과 현재 근무자의 차이로 생긴 예산 잔액으로 2002년부터 3년간 특별상여금 113억원을 지급했다. 산업은행의 전산 용역직원 인건비는 1인당 1억원이 넘었고, 주5일제 근무에 따른 임금 삭감 요인도 반영하지 않았다. 산업은행 등 8개 기관은 개인연금저축 불입액을 기본급에 편입시켜 2002~2004년 1420억원을 편법 지원했다. 산업은행과 우리은행은 최하위 평가를 받은 직원을 중간 등급으로 상향 조정해 성과급을 10억원 지급했고, 우리은행은 휴직자 등 근무하지 않은 직원 42명에게도 성과급 7200만원을 지급했다.
경남은행은 2001년 12월 '우리은행과의 통합 무산 시 본봉 100% 성과급 지급'이라는 이면합의를 노조와 맺고 노조의 반대 등으로 통합을 못하자 실제 인건비 42억7000만원(1인당 313만원)을 추가 지급했다. 한국은행 등 12개 기관은 법정 연차휴가 이외에 별도 특별휴가를 주었고, 우리은행 등 10개 기관은 폐지된 월차휴가 보상비를 기본급화해 연간 433억원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멋대로 경영
8개 기관은 전체 계약액의 41.5%를 은행원 친목단체인 행우회 출자회사와 수의계약을 했다. 특히 우리은행은 수의계약액 970억원 중 432억원을 행우회가 출자한 기업과 맺었다. 이 기업은 그중 66억원을 다른 업체에 일괄 하도급해 7억원의 차익을 챙겼다.
한국은행 등 4개 기관은 청원경찰, 운전기사를 자체 채용해 연간 135억원의 인건비를 과다 지급하고 있다는 지적도 받았다. 특히 이들 기관의 청원경찰·운전기사는 최고 9100만원, 평균 6300만~6700만원을 받았다. 이 업무를 아웃소싱한 다른 금융기관에 비해 2∼3배 많은 임금이다. 이들 금융기관은 자녀 학자금 지급, 전세자금 무상 지원, 사내복지기금 등 '준급여성 혜택'도 시중은행을 능가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감사원은 전에 은행들이 직원들에게 주택전세자금을 무이자로 지원하는 것을 시정하라고 했다. 그러자 우리은행 등 10개 기관은 기관 명의로 집을 전세계약(3658명에게 보증금 3215억원 지원)해 직원들에게 그냥 살게 하는 편법을 동원한 것이 이번에 밝혀졌다. 특히 우리은행 등 6개기관은 주택을 소유한 직원22명(18억원)에게도 이같은 혜택을 주었다. 산업은행의 사내복지기금 1인당 출연액은 5261만원으로 시중은행의 5.6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