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벨의 뒷면을 읽어라(Look Behind Label)'.
영국의 대형 유통업체인 M&S(막스앤드스펜서)가 올 들어 대대적으로 펼치고 있는 소비자 캠페인이다. 라벨에 적힌 가격만 보지 말고 이 제품이 유기농인지, 유전자 변형 농산물인지, 바다에서 남획(濫獲)한 고기인지 등을 제대로 알고 소비하자는 운동이다.
최근 2~3년간 영국과 유럽에서는 연령층으론 20~30대, 경제력에선 중산층이 유기농 등 친환경 농산물, 공정무역(Fair Trade; 덤핑이나 수출보조금 없이 이뤄진 무역) 제품을 적극적으로 찾기 시작했다. 새로운 글로벌 환경보호 트렌드로 등장한 '지속가능'한 사회를 의식하는 소비자인 '그린 컨슈머(Green Consu mer)' 군단이 막강한 소비층으로 커진 것이다.
런던에 살고 있는 20대들에게 이와 관련된 질문을 던져 보았다. 미셸 홉프킨(24)씨는 "영국 중산층이 돈을 더 지급하더라도 꼭 가야 하는 유기농 등의 매장이 동네마다 있다"고 응답했다.
영국 교포인 제인 장(26)씨는 "명품 브랜드인 펜디(Fendi) 같은 곳에서도 친환경이나 공정무역 문제를 제기하고 있고, 소비할 때마다 이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기농 농산물, 커피
M&S는 영국 내 450개 매장, 유럽대륙에서 190개 매장을 갖고 있다. 그런데 이 회사 매장물건들은 M&S 브랜드를 단 PB(유통업자가 소유하고 관리하는 상표)제품이다. 전 세계 1900여 공급업자를 관리하며 브랜드를 하나로 통합시킨 것이다.
PB제품이라면 한국에서는 대형매장에서 값싸게 공급하는 물건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이곳 상품의 가격은 테스코 등 일반 대형마트보다 10~50% 정도 높다.
M&S 마크를 단 식품엔 원칙이 있다. 이를테면 커피원두는 유기농이어야 하고, 공정 무역을 통해 수입된 것이어야 한다. 또 매장에서 팔리는 2억5000만 개의 계란은 모두 100% 방목한 닭이 생산한 것이다.
소금 양을 줄이고, 첨가제 등을 극도로 줄인 1000여 유기농 품목엔 '잘 먹자(Eat Well)'라는 마크가 달려 있다. 이 같은 추세는 바다 건너 독일에서도 마찬가지다. 독일의 대형 유통업체 메트로는 자연 햇빛과 자연스런 생활 리듬에 따른 사육 시스템에서 나온 계란 브랜드를 중점적으로 판매하고 있다. 이 회사의 모든 채소 및 과일 생산 및 납품업자들이 생필품 품질 보장, 노동자 보호, 동물 보호를 준수했는지를 점검하고 있다.
◆그린피스로부터 인증받은 물고기, 노동 착취를 하지 않은 옷
수산물도 윤리적으로 보장된 것만 소비자들에게 팔린다. 세계적인 환경운동단체인 그린피스는 'M&S 매장의 수산물은 남획 등 환경파괴적인 방법으로 잡힌 게 아니어서 믿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M&S 옷 매장에서는 후진국에서 비상식적인 초과 근무나 아동 노동을 통해 만들어진 옷을 팔지 않는다. 독일의 또 다른 유통업체 오토에서는 유기농 면화로 만든 옷을 대량 공급하고 있다.
◆한국 기업도 변신 중
국내에도 삼성SDI, 포스코 같은 글로벌 기업뿐 아니라 롯데백화점 같은 내수기업도 그린 컨슈머의 확산에 대비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환경가치경영사무국 박상호 매니저는 "이미 그린 컨슈머를 주요 고객층 중 하나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에 따르면 2004년부터 친환경 브랜드의 매출이 연 15~20%씩 증가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유기농 프라이빗 브랜드인 '푸룸'을 비롯하여 친환경식품, 가정용품, 화장품 등 24가지의 친환경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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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컨슈머(Green Consumer)란 자신이 살고 있는 세대뿐 아니라 다음 세대의 환경까지 생각하는 소비자. 세대로 이어지는 지속가능한 환경 보존을 위해 자신이 사용하는 제품이 친환경적인지 판단해서 구매하는 소비자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