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정비업체들이 적정 정비요금(정비수가·整備酬價) 공개제도를 폐지할 경우 손해보험사들과의 '보험수리 계약'을 해지하고 고객에게 직접 수리비를 받겠다고 나섰다. 이 경우 고객들은 정비업체에 먼저 수리비를 지급한 후 나중에 보험사에서 보험금을 받아야 하는 불편을 겪게 된다. 정비수가란 보험회사가 사고차량을 정비한 업체 직원에게 지급하는 임금으로, 수가가 높을수록 보험회사가 지급하는 돈이 많아진다.
전국자동차검사정비사업조합연합회는 1일 "작년에 도입된 정비요금 공표제도가 손보사들의 반대에 부딪혀 올해 6월 폐지된 이후 손보사들이 낮은 정비요금을 지급해 정비업체가 연쇄 도산할 위기에 몰렸다"고 주장하며, "정비요금 공개제도를 부활하지 않을 경우 보험수리계약을 해지하겠다"고 밝혔다.
연합회측은 "이달 중 삼성화재를 시작으로 동부화재·현대해상·LIG손해보험·메리츠화재와 단계적으로 계약을 해지할 예정"이라며 "소속 정비업체 2600여 곳 가운데 50% 이상이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손보사들은 적정 정비요금 공개에 완강히 반대하고 있어 전국적으로 '정비 혼란'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손보사들은 "정비요금이 공표되거나 인상될 경우, 보험료 상승으로 이어져 운전자의 부담이 커지고 보험사들의 적자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연합회가 예고한 대로 정비업체들이 계약 해지에 대거 참여할 경우 운전자들은 크게 불편해진다. 우선 보험처리를 원할 경우 보험사와 계약을 맺은 정비업체를 찾아 다녀야 한다. 만일 다른 정비업체를 이용할 경우 차량 수리비를 정비업체에 먼저 지급하고 받은 영수증을 보험사에 제출하고 보험금을 받아야 한다.
이에 대해 손보사 관계자는 "계약해지에 동참하는 정비업체가 많지 않을 것"이라며 "계약 해지한 업체에서 수리를 받더라도 보험사 직원이 직접 정비업체를 찾아 수리비를 정산해 고객 불편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무부처인 건교부는 새로운 정비요금 공표제도 등 중재안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