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뉴캐슬대 멜리사 베이트슨 박사(심리학)는 휴게실에 있는 무인 커피 판매대를 책임지고 있다. 박사의 고민은 늘 동전통에 있는 돈이 팔린 커피보다 적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 문제가 한번에 해결됐다. 커피 판매대 앞에 붙여둔 요금표에 사람의 눈동자 사진을 넣었더니 동전통에 들어오는 돈이 평소의 2.76배로 뛰어오른 것. 눈동자 대신 꽃사진을 붙였을 때는 액수의 변화가 없었다.
베이트슨 박사는 '바이올로지 레터스' 최근호에 발표한 논문에서 "진화이론에 따르면 인간은 누군가가 지켜보고 있을 때는 개인의 이해보다 전체를 생각하게 된다"며 "이번 실험은 일상 생활에서 이 이론을 처음으로 입증한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인간에겐 이타심이 선천적으로 발달돼 있다는 기존의 이론을 반박했다. 기존 연구에서 제시된 사람들의 이타적 행동은 실험과정에서 다른 사람이 지켜보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나왔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
누군가 지켜볼 때 행동이 너그러워진다는 사실은 이미 로봇 실험에서 밝혀졌다. 작년 미 하버드대 연구팀은 자원자들에게 일정한 돈을 제공한 뒤 상대를 믿으면 돈을 투자하고 그렇지 않으면 돈을 내놓지 않는 게임을 하도록 했다. 그런데 우스꽝스러운 커다란 눈동자를 가진 키스멧(Kismet)이란 로봇의 사진을 본 경우엔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투자액이 30%나 늘었다. 누군가 지켜보는 것만으로 상대에게 더 너그러운 행동이 나타난 것이다.
어쨌든 베이트슨 박사는 고민을 해결했다. 그는 사이언스지와의 인터뷰에서 "우범지대에 감시카메라 마크를 붙이는 것보다 사람의 눈동자 사진을 붙이는 게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