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부산 강서구 신호공단 '록엔스티치인터내셔널(LNS)' 공장. 르노삼성자동차 생산 공장 길 건너편에 위치한 이 공장에서는 금이 간 선박 엔진 부품을 수리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보통 파손된 금속 부품은 열을 이용한 용접으로 접합을 하지만 이 회사가 사용하는 방식은 다르다. 깨지거나 균열이 생긴 부분에 일정한 간격으로 구멍을 낸 후 나사 홈을 파고 그 속에 특수 나사 또는 장치를 넣는다. 이 공정을 거치면 파손된 부분이 튼튼하게 고정된다. 그런 다음 표면을 깨끗이 다듬으면 수선한 자국이 감쪽같이 사라진다. 김종기 이사는 "차로 옮길 수 있는 금속 제품은 우리 공장에서 수리하지만 대부분은 장비 몇 가지만 들고 직접 현장을 방문해 수리를 한다"고 말했다.
'록엔스티치'는 부숴진 금속 기계 등을 '바느질'하듯 꿰매서 수리를 해 준다. 김 이사는 "이 공법의 이름이 바로 '메탈 스티칭'(Metal Stitching·금속 꿰매기)"이라며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공법이지만 균열이 생긴 금속 제품을 수리할 때 많이 쓰이는 용접보다 장점이 많다"고 말했다.
김 이사는 "용접을 하면 금속에 열이 가해질 때 특성이 변형돼 기능에 이상이 생길 수도 있고, 열이 식으면 다시 균열이 생길 수 있다"면서 "LNS가 사용하고 있는 공법은 열처리를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이러한 우려가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기계를 분해할 필요가 없고 작업 공정이 간단해 수리 기간과 비용이 적게 든다. 수리 기간은 금속 제품의 크기와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짧게는 몇 시간, 길어야 5일 정도다. 정유회사처럼 화기(火器)를 사용할 수 없는 곳에서도 금속 부품을 수리할 수 있다는 것도 이 공법의 장점이다.
"이 공법을 활용하면 발전기·밸브·펌프 등 기기부터 발전기·선박엔진 등 대형 기계까지 다양한 금속을 간단하게 수리할 수 있습니다. 주로 산업용 기기를 고치는 데 활용하지만 집에서 쓰는 파이프에 금이 갔을 경우 이 기술을 활용하면 손쉽게 고칠 수 있죠."
나성현 부사장은 "GM·포드 등 세계적 기업에서도 이 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고, 미국 국회의사당의 둥근 지붕도 이 공법으로 수리했다"고 말했다.
록엔스티치인터내셔널은 2003년 설립됐다. 영업을 활발히 한 것도 아닌데 입 소문을 타고 지난해 1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포스코·동국제강 등 철강회사, 현대상선·한진해운 등 해운회사, 한국전력공사 자회사 등의 발전소, SK정유·GS칼텍스 등 석유화학회사 등이 이 회사의 고객이다. 김성욱 대표는 "현재는 미국에서 부품을 전량 들여오고 있지만 수요가 늘면 국내에 생산 라인을 설치해 부품을 만들 계획"이라며 "현장을 방문해 수리해주는 것보다 각 회사에 기술을 이전하고 부품을 판매하는 쪽으로 전략을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올해 40억원의 매출을 내다보고 있다.
이 회사가 사용하는 기술은 미국에서 개발된 것이다. 미국·유럽 등에서 받은 특허 기술 10여 개를 활용하고 있다. 나 부사장은 "아직은 미국의 기술에 상당 부분을 의존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R&D(연구·개발)에도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