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몸속의 암세포를 다른 곳에 퍼지게 하거나, 퍼지지 못하게 하는 상반된 두 기능을 가진 단백질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처음 규명됐다. 이에 따라 이 단백질을 조절하면 암 전이를 막을 수 있는 항암제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암 전이는 암세포가 혈관을 따라 이동하면서 다른 장기로 퍼지는 현상이다.

서울대 생명과학부 백성희(36) 교수팀은 암 전이 억제 유전자의 활동을 막는 단백질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스모(SUMO) 단백질이 이 단백질과의 결합 여부에 따라 암세포 확산을 막거나, 활성화시키는 기능이 있는 것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암 억제 유전자는 카이1(KAI1)이고, 카이1의 활동을 막는 단백질은 렙틴(Reptin)이다. 이 연구결과는 네이처 자매지인 네이처 셀 바이올로지(Nature Cell Biology)에 '주목할 만한 논문'(highlighted paper)으로 뽑혀 이날 실렸다. 연구팀은 전립선암에서 스모 단백질이 렙틴 단백질과 결합되는 경우, 암세포 전이 억제 유전자가 기능을 발휘하지 못해 암세포가 전이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반면 스모 단백질이 렙틴 단백질과 분리되면 암세포가 다른 곳에 퍼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스모 단백질이 암의 전이를 억제 또는 조장하는 '스위치' 역할을 하는 셈이다.

백 교수는 "이번에 규명된 스모 단백질의 메커니즘을 이용하면 정상세포에는 영향을 주지 않고 암세포만을 선택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신개념 항암제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