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물 금융 브로커 김재록(金在錄·46·구속 중)씨의 정·관계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박영수·朴英洙)는 28일 김씨를 통해 각종 로비를 시도한 혐의로 수사 중인 현대·기아차그룹 이외에 다른 기업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채동욱(蔡東旭) 대검 수사기획관은 "현대차와 관련된 수사는 김재록씨 로비 혐의 수사의 한 지류(支流)에 불과하다"면서 "현대차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김씨가 관련된 다른 기업들도 수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채 기획관은 수사선상에 오른 기업에 대해 "(김씨를 통한) 기업 인수·합병(M&A)과 관련된 부분도 있다"면서 "하지만 수사선상에 오른 다른 기업들 중 현대차 규모의 큰 대기업은 없다"고 말했다. 검찰 수사선상에 오른 기업은 5~6개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대상에는 '진승현게이트'의 진승현(陳承鉉)씨를 통해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을 받고 있는 재계 인사 등 3~4명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대검 중수부는 최근 서울중앙지검이 수사해온 진씨 관련 내사자료를 넘겨받아 분석 중이다. 이 기록에는 재계 인사 7~8명에 대한 비리 혐의가 정리돼 있고, 김씨를 통해 부실기업 인수를 지원받거나 자문을 받았던 3~4명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현대차 계열사인 글로비스 이주은(李柱銀·61) 사장을 구속 수감했다. 이 사장은 허위 거래방식으로 69억8900만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횡령)를 받고 있다.

검찰은 특히 지난 26일 현대·기아차 계열사 ㈜글로비스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재무팀의 비밀금고 안에 있던 현금과 수표, 양도성예금증서(CD), 미국 달러화 등 50억원 상당을 압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그 정도 규모의 회사에서 50억원의 돈을 비밀금고에 보관하는 것은 비정상적이고, 어떤 형태든 비자금 성격의 돈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건축 인·허가 로비를 수사 중이라고 밝힌 대상은 서울 양재동 현대차 쌍둥이빌딩 증축문제"라고 공식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