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정기예금 금리보다 수익률이 나쁘잖아요!" 요즘 시중은행들엔 개인연금 가입자들 항의전화가 쏟아지고 있다. 노후 생활비 마련을 위해 들어놓은 개인연금 상품의 수익률이 갈수록 떨어지고, 지난해엔 처음으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는 사례까지 발생했기 때문이다. 개인연금에 꼬박꼬박 돈을 넣어온 고객들은 "미래가 불안해졌다"고 아우성이다.
◆수익률 연 1~2%로 급락
은행들이 운용하는 개인연금 상품은 1994~2000년에 판매된 '개인연금신탁'(연간 72만원까지 소득공제, 연금받을 때 소득세 면제)과 2001년 이후 판매된 '연금신탁'(연간 300만원까지 소득공제, 연금받을 때 소득세 납부)의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두 상품 모두 10년 이상 일정액을 적립하고, 적립기간이 끝나면 원금과 이자를 연금 형태로 받는다. 1994년 도입됐을 때 직장인의 20%가 가입할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지난해 11개 은행의 개인연금신탁 수익률은 평균 연 3.1%로, 지난 96년(연 14.9%)의 5분의 1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상품도 나왔다. 2001년에 판매된 농협의 채권형 연금신탁은 지난해 수익률이 마이너스 0.56%에 그쳤고, 국민·기업·조흥·SC제일은행 등도 0%대 수익률을 보였다.
우리은행 신탁부 관계자는 "은행 개인연금은 원금 보장을 해줘야 하기 때문에 위험성 높은 주식엔 투자할 수 없고, 그러다 보니 국공채나 회사채 외엔 돈을 굴릴 데가 마땅치 않아 수익률이 저조하다"라고 설명했다. 농협 관계자는 "개인연금은 장기간 운용되므로 단기간 수익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설명은 변명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펀드평가 우재룡 대표는 "은행들이 수익성 높은 상품 판매에만 급급하다 보니까, 고령화 시대를 대비하는 핵심 상품인 개인연금은 방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떻게 해야 하나
은행의 개인연금 상품은 수익률이 잠시 나빠졌다고 해서 당장 해지할 게 아니라, 가입자가 득실(得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우선 2000년까지 판매된 개인연금신탁 가입자들은 소득공제(연 72만원 한도)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부터 살펴봐야 한다. 서춘수 조흥은행 PB강북센터 지점장은 "직장인이나 자영업자라면 만기를 연장해서 소득 공제를 받으면서 노후 대비용으로 끝까지 들고갈 만하지만, 퇴직 등으로 소득공제 혜택을 받지 못한다면 펀드 등 다른 금융상품으로 갈아타는 걸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만 55세까지 유지해 5년 이상 연금 형식으로 타면 비(非)과세 혜택이 있긴 하지만, 낮은 수익률이 계속되면 별 이득이 없다는 것이다. 다만 사망·이민 등의 사유로 특별중도해지를 신청하면 비과세 혜택은 유지된다.
2001년 이후 판매된 연금신탁은 지금 해지하면 일반 중도해지로 간주돼 이전에 받은 소득공제 혜택을 몽땅 물어내고 해지 가산세까지 내야 하는 등 불이익이 적지 않다. 이럴 경우엔 은행연합회 홈페이지에서 연금신탁 수익률 추이를 지켜보면서 계속 불입해야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연금이 자동 이체되는 계좌를 당분간 막아두는 것도 방법이다.
입력 2006.03.28.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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