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상장 후 축제 분위기가 이어져야 하는데, 거꾸로 악재만 터지고 있습니다."
롯데쇼핑 주가가 상장 이틀 만에 공모가 이하로 내려가자 롯데그룹의 임직원들에게서 웃음이 사라졌다. 롯데쇼핑 IR(투자자관리)팀과 홍보실은 요즘 빗발치는 고객 항의 전화에 시달리느라 업무가 마비될 정도다.
롯데쇼핑 주가가 공모가(40만원) 이하로 떨어지기 시작한 13일부터 하루 수백 통씩 "내 돈 물어내라"는 개인투자자들의 전화가 걸려 오고 있다. 77대1의 공모 경쟁률 때문에 3000여만원을 동원, 1주씩 배정받았는데 이익은커녕 손해를 보고 있는 투자자들 마음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정작 전화를 받는 직원들의 기분은 더 우울하다.
롯데쇼핑 직원들도 공모 전 일반 투자자와 똑같은 40만원에 주식을 배분받았다. 과장급의 경우 40~50주씩, 1600만~2000만원을 회사 금고 등에서 대출받아 납입했는데 한때 꿈꿨던 '자사주 대박'의 희망은 남 얘기가 돼버렸다. 특히 기업공개 훨씬 전부터 직원들에게 주식을 주당 8000원 선에 나눠줬다가 15일 상장 첫날부터 주당 6만5000원을 넘기고 있는 미래에셋과 비교가 되면서 박탈감은 더욱 커졌다.
롯데쇼핑의 한 직원은 "고객과 접촉이 가장 많은 유통업체가 상장 때문에 욕을 먹게 되면 타격은 훨씬 클 것"이라며 걱정했다. 실상 롯데쇼핑은 유가증권시장에서 단숨에 시가총액 11위에 올랐지만 새 얼굴로서 시장을 선도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펀드매니저는 "기본적으로 대기업이 상장을 하면 여러 명이 위너(winner)가 돼야 하는데 롯데쇼핑은 대주주만 승리자이고, 시장과 투자자·회사 직원들 모두 패배자(loser)가 돼버렸다"고 말했다.
최근 단행된 롯데그룹 임원 인사도 직원들의 반응이 좋지 않다. 임원 100여 명을 승진시키는 사상 최대의 승진인사를 단행했지만 이사대우 등 초급임원을 포함한 20여 명을 '1년 시한부 해임'에 해당되는 '자문'으로 발령냈다. 롯데마트의 한 직원은 "롯데는 유통업체 중 승진도 가장 늦고 급여도 적지만 오래 간다는 게 장점"이었다며 "이제는 별로 기댈 게 없다"며 허탈해했다.
롯데쇼핑이 14일 '김포공항 스카이파크 사업'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것을 두고도 그룹 내에서조차 '뒷말'이 많다.
이 사업은 인천공항 개항으로 생긴 김포공항의 여유시설을 종합개발하는 '스카이시티 프로젝트'의 2단계. 예전 국제선 청사 앞쪽에 위치한 주차장과 여유 녹지공간 5만8950평을 복합 문화·쇼핑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사업이다. 롯데그룹은 롯데쇼핑과 롯데호텔을 이 사업에 참여시킬 예정이며, 3000억원 이상을 투입하게 된다. 그러나 20년 사용 후 한국공항공사에 무상 인계해야 한다는 조건이 달려 있다.
게다가 롯데는 부지 임대료로 공사가 제시한 최저가인 연간 83억원보다 두 배나 많은 금액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상장을 통해 3조원이 넘는 자금을 확보한 롯데가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