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4월 생명보험사의 보험료 체계가 크게 바뀐다. 그런데 올해는 보험료에 ①예정이율 변경과 ②고령화라는 두 가지 변수가 같이 영향을 미친다. 보험은 보통 20년 이상 돈을 내야 하는 장기(長期) 금융상품이다. 따라서 보험 가입을 고려 중인 소비자라면, 두 가지 조건을 종합적으로 따져보고 가입해야 손해를 줄일 수 있다.
예정이율 올리는 삼성·교보 - 종신·정기보험료 내린뒤 들어야
예정이율 낮추는 동부 - 암·건강보험 가입 서둘러야 유리
◆ 예정이율 바뀌고
금융감독원은 보험료 산출의 근거가 되는 '표준이율'을 보험기간 15년 이하는 연 4%, 15년 초과는 연 3.75%로 제시했다. 표준이율은 보험업계의 이른바 '콜금리'라고 볼 수 있다. 보험사들은 표준이율을 바탕으로 각 사의 상황에 맞춰 '예정이율'을 산출하게 된다. 예정이율이란 보험금에 적용되는 이자율인데, 이자율이 높으면 보험금 중 보험사가 부담해야 할 부분이 많아져 그만큼 고객이 내야 할 보험료가 줄어든다. 통상 예정이율이 0.5%포인트 오르면, 보험료는 10% 정도 싸진다고 볼 수 있다.
지난해엔 대부분의 보험사들이 예정이율을 내렸지만, 올해는 각 사마다 사정이 다르다. 우선 삼성·대한·교보·알리안츠 등 대형 보험사들은 예정이율을 0.5%포인트 올린다. 따라서 전체적으로 보면, 보험료는 10% 정도 싸진다. 반면, 동부생명은 예정이율을 연 4.0%로, 0.25%포인트 낮출 예정이어서 보험료는 비싸진다. 신한·동양·금호생명 등은 예정이율을 조정하지 않기 때문에 예정이율로 인한 보험료 변동은 없다.
◆ 노후는 길어지고
고령화 추세에 맞춰 모든 보험사들은 3~4월부터 사망하면 보험금이 지급되는 종신·정기보험의 보험료를 최대 15%까지 낮추기로 했다. 반면, 의료 기술 발달로 입원비·수술비 등의 보험금 지급이 늘고 있기 때문에 이를 보장하는 보험료는 평균 10% 이상 올라간다. 따라서 입원·수술비를 지급하는 암·건강·어린이보험 등은 지금보다 보험료가 비싸진다. 이때 주계약뿐만 아니라, 특약 보험료에도 변동이 생긴다. 사망과 관련된 특약은 보험료가 싸지지만, 암 특약·입원특약·수술특약 등은 보험료가 비싸진다.
◆ 어떻게 대처할까
보험컨설팅업체 '인스밸리'의 서병남 사장은 "올 봄 보험료 체계엔 금리와 고령화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므로, 보험사와 상품별로 득실(得失)을 잘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단 삼성·대한·교보생명의 건강·어린이보험 등은 보험료가 전체적으로 싸질 전망이다. 특히 종신·정기보험은 보험료가 최대 20%까지 낮아지게 된다. 그러므로 이들 보험사 상품에 가입한다면, 보험료 조정이 다 끝난 다음에 가입하는 게 유리하다.
반면, 동양·신한 등 예정이율 변동이 없는 보험사는 고령화 변수만 반영돼 암·건강·어린이보험은 보험료가 오르고, 종신·정기보험은 보험료가 내리게 된다. 따라서 이들 보험사에서 암·건강·어린이보험을 가입한다면 즉시 가입하는 게 좋다. 또한 종신·정기보험 등은 보험료 변경 이후 가입이 유리하지만, 만약 암·입원·수술특약을 선택한다면 즉시 가입이 유리하다. 현재 이들 보험사가 보험료 변경 전 주계약에 대해 보험료 인하분만큼 보험금을 증액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특약은 인상 전 값싼 보험료로 계속 낼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에겐 이득이다. 예정이율을 낮추는 동부생명 등은 암·건강·어린이보험의 경우 보험료가 많이 오르게 되며, 종신·정기보험도 조금 내리거나 혹은 변동이 없을 예정이어서 최대한 가입을 서두르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