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도쿄 주식시장은 '호리에몬 쇼크'에 휘말렸다. 호리에몬은 최근 주가조작사건에 휘말린 인터넷 기업 라이브도어의 호리에 다카후미(堀江貴文·33) 사장의 별명이다. 일본의 신(新)경제를 상징하던 '호리에몬 신화'가 도쿄지검 특수부 칼날에 난도질을 당하면서, 호리에몬의 라이브도어와 유사한 모양으로 승승장구한 인터넷기업의 주가가 줄줄이 폭락했다. 대표적인 주식이 소프트뱅크. 오전 중 '인터넷'과 반대편에서 일본의 구(舊)경제를 이끌던 은행, 철강주가 약진, 시장을 힘겹게 플러스(+) 권역으로 끌어올렸으나 오후 들어 힘을 잃었다.
이날 도쿄 증시의 닛케이평균은 462.8엔(2.84%) 하락한 1만5808엔에 마감. 닛케이평균이 1만6000엔 아래로 내려간 것은 작년 12월 27일 이후 처음. 하락폭은 작년 4월 18일 하락폭인 432.25엔을 넘어서 2004년 5월 10일 554.12엔 이후 최대치를 경신했다. 하락 종목수는 도쿄 1부시장을 기준으로 전체 종목수의 92%에 달하는 1531개를 기록. 새해 들어 보름 동안 형성된 '리틀 버블'을 '호리에몬 쇼크'가 하루 아침에 다 까먹은 셈이다.
관심은 '호리에몬 쇼크'가 앞으로 어느 정도 전체 주가를 끌어내릴 것인가 하는 점. 심리적인 쇼크를 별도로 하고 호리에몬식 수법이 과연 도쿄 증시에 얼마나 플러스 영향을 미쳤는가를 따져보면 앞길을 짐작할 수 있다. 작년 중순부터 시작된 도쿄 증시의 랠리는 사실 호리에몬의 몫이 아니었다. 자동차, 철강, 은행, 전자, 부동산 등 일본의 기성경제를 대표하는 주식들이 번갈아 시장을 끌어올렸다. 물론 이들의 약진을 후원한 것은 호리에몬식 돈놀이가 아니라 '경기(景氣)'였고, 경기의 상승 무드는 여전히 살아있다.
이런 측면이 2000년대 초 경기가 주저앉고 인터넷 거품이 꺼진 뒤 '인터넷 사건'이 줄줄이 터져나온 한국 증시와 다른 점이다. 잘 나갈 때 거품을 정리해준 것, 사전 각본에 따른 것인지 우연인지 알 길이 없지만, 넓게 보면 '호리에몬 쇼크'는 일본 증시에 보약으로 작용할 것이다.
(도쿄=선우정특파원 su@chosun.com)
입력 2006.01.17.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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