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경제 전문가들은 미국의 금리 인상이 1분기에 마무리되면서 달러가 올 한 해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또 미국의 경기가 전반적으로 호조를 보이고 금리인상이 중단돼 주가가 작년보다 더 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미국의 부동산 가격이 더 이상 오르지 않거나 다소 하락하면서 소비의 발목을 잡고, 세계 부동산 시장의 냉각 사태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미국 뉴욕의 월스트리트와 독일 프랑크푸르트, 홍콩에 위치한 은행·증권·투자자문사의 경제예측 전문가 26명은 최근 조선일보가 실시한 '올해 미국경제 전망' 설문조사에서 이같이 전망했다.


◆"하반기 달러 약세 뚜렷"=응답자들은 작년 6월 이후 지속돼온 FRB의 금리 인상 행진이 길어야 올해 1분기에 두 차례 정도 더 진행된 뒤 마무리될 것으로 예측했다. 54%의 응답자가 금리인상이 1분기에 끝날 것으로 관측했다.

메릴린치, UBS, 콘퍼런스보드, 씨티그룹은 FRB가 1분기에 금리를 한 차례 올린다고 예상했다. 반면, 골드먼 삭스는 FRB가 올해 세 차례 금리를 더 올린 뒤 2분기에 금리인상 행진을 중단할 것으로 예측했다.

전문가들은 또 FRB의 금리인상 정책이 곧 중단되면서 올해 달러 가치도 전반적으로 강세에서 약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하반기 들어가면서 금리인상의 약발이 떨어지고 재정·경상수지 적자문제가 불거지면서 달러화가 뚜렷한 약세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봤다. 엔·달러 환율은 올해 말 1달러당 109엔 수준으로, 달러·유로 환율은 1유로당 1.26달러로 변한다는 관측이다.

◆탄력 유지하는 미국·세계 경제=경제전문가들의 73%는 세계 경제의 주축인 미국 경제가 올해 잠재성장률 수준(3.4~3.6%)의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머지 27%는 성장세는 이어지지만 성장률은 잠재성장률 이하일 것으로 응답했다. 미국 경제가 올해 불황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대답한 사람은 없었다. S&P의 데이비드 위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부동산 가격 상승이 주춤하면서 주택부문이 약세를 보이겠지만,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복구를 위한 정부재정 지출이 상반기에 늘어나고 기업투자 확대, 무역수지 적자 축소 등 호재가 생겨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기호조에 힘입어 전문가들은 다우지수가 지난해의 1만800대보다 상승, 연간 최고 1만2000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프루덴셜 애드바이저스의 존 프래빈 수석투자전략가는 "전 세계 경기는 2005년에 강력한 모멘텀(성장동력)을 갖고 끝났다"며 "올해 성장률이 전년보다 약간 하락하더라도 미국·중국·일본·유로 지역이 모두 높은 성장률이나 경기회복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동산 거품과 고유가가 최대 위협=전문가들은 올해 미국경제의 최대 위협요인으로 부동산 거품(27%)과 고유가(20%)를 꼽았다. 특히 유가는 올 한 해 동안 배럴당 57~60달러(WTI기준)의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경상수지적자와 재정적자가 여전히 미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지적했으며,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과 낮은 저축률도 경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했다.

와코비아은행의 제이 브라이슨 글로벌 이코노미스트는 "FRB가 큰 폭은 아니더라도 금리를 약간 더 올리고 유가가 고공행진을 하면서 소비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것"이라며 "미국인들의 저축률이 높지 않아 저축을 줄이고 기존의 소비추세를 유지하기가 어려운 것도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행정부 쌍둥이 적자 해소 못할 것"=JP모건의 로버트 멜만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정부가 막대한 경상수지 적자와 재정 적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재정 지출을 줄이고, 달러 약세를 통해 경상수지 적자 축소를 시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리먼브러더스의 조지프 어베이트 선임이코노미스트는 "부시 정부는 재정 지출을 줄이고 세금을 인상해야 했지만 지금까지 이러한 노력을 전혀 보이지 않아 왔으며, 앞으로 노력할 가능성도 없다"고 말했다.


(뉴욕=김기훈특파원 khkim@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