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채권형 펀드의 체면은 말이 아니었다. 지난 한 해 100% 이상의 수익률을 올린 주식형 펀드가 속출한 가운데 채권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고작 1.86%에 불과했다. 이는 시중은행 예금 금리(3~4%)보다 더 낮은 수준이다. 그런 탓에 채권형 펀드 투자금은 매달 감소했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작년 12월 말 채권형 펀드 수탁액(투자금액)은 51조4319억원이었다. 전달에 비해 920억원, 작년 1월말보다는 22조2760억원이 줄어들었다. 지난 9월에는 한 달 새 4조6000여억원이 급격히 감소하기도 했다. 그럼, 올해는 채권형 펀드에 투자해도 괜찮을까?


◆"1분기 후 채권수익 나아질 듯"

채권 및 펀드 전문가들의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채권 금리의 상승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년과 같이 '최악의 상황'은 아닐 것이란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작년 한 해 동안 금리가 2%포인트 가까이 오른 만큼 금리 상승세가 1분기 이후 다소 누그러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꾸준히 오르던 금리가 작년 12월 이후 다소 안정을 찾은 데다 채권형 펀드의 투자액 감소의 폭이 줄어든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전문가들은 "1분기에는 금리가 좀 더 오를 가능성이 높지만 그 이후엔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며 "안정적이면서도 연 4~5%의 수익률을 기대하는 투자자라면 채권형 펀드에 관심을 가져 볼 만하다"고 말했다.

◆"자산배분 차원, 채권투자 확대"

최근 주가는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감이 커지고 있는 반면, 채권시장은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그런 만큼 자산배분 조정 차원에서 채권형 펀드에 대한 투자 비중을 조금씩 늘려가는 것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제로인 이재순 팀장은 "지난해 금리가 거의 쉼 없이 오른 것은 그만큼 채권 값이 낮아졌다는 뜻"이라며 "더욱이 금리가 높아진 상태에서 떨어질 땐 채권 수익을 더 크게 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채권형 펀드에 1년 이상 투자하면 5~6%의 수익률도 노려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한국투자증권 임태일 상품기획부장은 "올 2∼3분기에 금리는 4.8%대로 하락하고 주가는 조정을 받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며 "향후 6개월 정도 채권형 펀드에 투자하다 주식형 펀드로 옮기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회사채·은행채 펀드에 투자하라"

세부적 투자 전략으로, 일반 국공채 펀드보다 회사·은행채가 많이 편입돼 있는 펀드나 자산 일부를 파생상품(금리 선물)에 투자하는 펀드에 가입하라고 전문가들은 권한다. 회사채는 일반적으로 국공채보다 더 높은 이자를 줄 뿐만 아니라 금리가 오를 때에도 (국공채보다) 덜 민감하게 움직이기 때문이다.

한국펀드평가 김휘곤 펀드평가팀장은 "작년에 수익률 상위에 오른 채권형 펀드들은 대부분 신용등급이 오를 가능성이 높은 회사채나 은행채에 주로 투자했었다"며 "자산 일부를 파생상품에 투자해 금리 변동에 따른 수익률 하락의 위험을 줄이는 펀드에 가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신운용 이도윤 채권운용본부장은 "채권형 펀드에 단기간 투자하면 금리 추가 상승으로 큰 손해를 볼 수도 있다"며 "채권의 변동성 위험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1년 이상 장기 투자하는 것이 안정적 전략"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