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앞두고 해외에서 한국 경제에 대한 낙관론이 쏟아지고 있다. 과거 비관론을 펴던 애널리스트가 강력한 낙관론으로 돌아서는가 하면 "2050년에 1인당 GDP가 일본·독일을 앞선다"는 등의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는 예측까지 나오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2년간 브릭스(BRICs·신흥경제대국: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투자로 재미를 본 해외투자가들이 새로운 투자 지역을 찾는 과정에서 한국이 부상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내용이 맞고 틀리고를 떠나서 증시로서는 일단 반가운 내용이지만, 한국 자체가 '테마주'처럼 분류되며 주가 변동이 심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홍콩 농민시위도 한국의 저력?=투자은행인 골드만 삭스는 1일자 보고서에서 한국을 성장 가능성이 높은 국가를 일컫는 '넥스트 일레븐(next eleven)'의 하나로 선정한 후 한국의 1인당 GDP(국내총생산)가 2050년에는 8만1462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8만492달러)도 따돌리고 미국(8만9663달러)에 이어 G7(주요 7개국) 중 2위가 된다는 것이다.

9일에는 블룸버그의 윌리엄 페섹 칼럼니스트가 골드만 삭스 보고서를 언급하며 "한국은 또 하나의 브릭스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20일에는 그동안 한국 경제에 대해 비관론을 펴온 모건 스탠리의 앤디 셰 이코노미스트가 합류했다. 그는 "2005년은 한국의 해였다"고 밝히고 "홍콩의 한국 농민 시위를 보고 나니 최근 한국의 성공 원인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다"는 특이한 주장을 했다. 폭력 논란을 빚은 홍콩 시위까지 '강력한 한국 경제'를 설명하는 수단으로 제시한 셈이다.

◆국제 IB의 '투자처 찾기'=이에 대해 미래에셋의 이정호 이사는 "브릭스 투자로 큰 재미를 본 해외 투자은행들이 다음 투자처를 찾는 과정에서 한국에 주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골드만 삭스는 2001년에 인구가 많고 자원도 풍부한 나라들로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다며 브릭스를 소개했고, 2003년 이후 브라질·러시아·인도 주가는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입에 힘입어 50~77%씩 상승했다. 브릭스에 이어 새롭게 상승 가능성이 있는 증시를 찾다 보니 한국 증시가 나왔다는 논리다.

우리투자증권 박천웅 전무는 "외국계 증권사들은 중국이 부상하는 과정에서 한국 경제가 타격을 받으리라 예상했는데, 오히려 기업들이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는 점 때문에 한국 경제를 재평가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반가운 소식이지만 우려도=증시에서는 일단 "좋은 소식"이라고 얘기한다. 브릭스에 세계의 자금이 집중됐듯이, 이 같은 낙관론을 근거로 한국에도 역시 외국인 자금이 밀려들어 올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증권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한 분석인 만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곤란하다는 지적도 있다.

골드만 삭스의 경우 향후 성장 가능성을 분석하며, 인플레이션·정부부채·외채·전화보급률·PC보급률·인터넷보급률·고등교육률·기대수명·경제의 개방도 등을 기준으로 삼았다. 공교롭게도 한국이 강한 분야가 많다. 골드만 삭스는 2050년 소득 8만달러를 넘기 위해 2010년까지는 연평균 5%, 2015년까진 연평균 4%의 성장을 계속해야 한다고 밝혔다.

메릴린치증권 이남우 전무는 "기업 수익이 좋아지면서 외국인 투자자 심리가 좋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향후 경제 전망은 별개의 문제"라며 "실제 외국인 투자자들과 만나 보면 낙관론보다는 '정부정책이 일관성이 없다'는 등의 우려가 더 심하다"고 얘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