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을 잘못해 400억엔의 손실을 본 미즈호증권 오발주(誤發注) 사건. 이 사건으로 가장 혹독하게 손가락질당하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90만엔짜리 주식을 1엔에 잘못 주문을 낸 미즈호증권의 멍청이 직원? 주문 취소를 못받아들인 도쿄증권시장의 한심한 매매 시스템? 1엔에 주식을 사들여 막대한 이익을 남긴 다른 증권사들이 비난의 표적으로 떠올라 여론의 몰매를 흠씬 얻어 맞았다.

"실수란 것을 뻔히 알면서 그럴 수가…." "결국 동종 업종의 동료들인데…." 고이즈미 시대 무한 경쟁체제가 서로를 배려하는 일본적 자본주의를 무너뜨린 증거라고 받아들이는 것이 일반적 분위기다. 실수한 사람보다 실수를 이용해 먹은 사람이 더 질이 나쁘다는 얘기. 따라서 이번 사건은 정서 코드와 자본주의 논리가 뒤섞여 일본식으로 해결되는 흐름이다.

이번 사건으로 대형 증권사가 이익으로 챙긴 금액은 166억엔. USB가 120억엔, 모건 스탠리가 14억엔, 닛코코디얼이 10억엔, 리먼브러더스가 10억엔, CSFB가 9억엔, 노무라증권이 3억엔 등이다. 가장 많은 이익을 챙긴 USB는 여론이 악화되자 "이익을 챙길 뜻이 없다"며 전액 돌려주겠다고 발표했다. 리먼브러더스도 반환 방침.

하지만 증여에 따른 세금 문제가 발생했다. 시장판 자본주의로 얻은 속 켕기는 이익을 도덕률에 따라 돌려주려고 하자, 다시 자본주의 룰이 앞길을 가로 막은 것. 고민을 거듭하다 나온 해결책이 이익을 투자자보호기금으로 적립하는 방안. 아무리 정서를 따져도 못난 짓을 한 증권사는 쓴 맛을 봐야 한다는 얘기다.

20일 도쿄증시의 닛케이평균은 249.78엔(1.62%) 상승한 1만5641.26엔으로 마감.


(도쿄=선우정특파원 su@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