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에 사는 회사원 박모(38)씨는 5년 전 지금 살고 있는 24평형 아파트(시가 2억5000만원)를 장만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처음으로 장만한 내 집이기에 불편한 줄 몰랐지만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다니기 시작하면서부터 점차 비좁다고 느끼게 됐다. 이에 박씨는 인근의 34평형 아파트로 10평 정도 넓혀 이사가려고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모은 돈은 1억원밖에 안 돼 4억5000만원에 달하는 집값을 대기에는 1억원 정도가 모자라다. 박씨는 "지금 대출을 끼고 집을 넓히는 게 괜찮은지" 문의해 왔다.
■정부 부동산대책 나올 때까지 기다려라
우선 부동산시장 동향을 점검해 보자. 가장 중요한 변수는, 정부가 8월 말까지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보다 강력한 투기 안정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박씨와 같은 실수요자의 경우라면 급하게 서두를 필요는 없어 보인다. 현재 시장이 관망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당장 대출을 끼고 내 집 마련에 나서기보다는 부동산대책이 발표된 이후 시장의 추이를 살펴가면서 진행하는 게 보다 유리할 가능성이 크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박씨가 집을 사기로 결정, 대출을 받는다면 단기 대출보다는 장기 모기지론을 이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단기 대출은 부동산가격이 안정·상승세를 이어가는 경우에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만약 부동산가격이 떨어지거나 시장 금리가 높게 상승할 경우 가계에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근로소득자가 장기 모기지론 대출기간을 15년 이상(거치기간 3년 이내)으로 할 경우 이자에 대해 연말정산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소득공제는 연간 이자 상환액 1000만원까지 가능하다. 따라서 박씨가 1억원을 빌려 연간 500만원의 대출 이자를 부담했다면 이를 통해 약 93만원의 세금 환급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근로자우대저축, 적금담보대출 유리
박씨는 가입한 지 4년 된 장기주택마련저축(만기 7년)과 근로자우대저축(만기 5년)에 6500만원을 넣어 두고 있으며, 최근에 3500만원 가량을 정기예금과 정기적금에 새로 가입했다.
만일 만기 전에 집을 사게 돼 자금을 사용할 일이 생기면 개별 상품에 따라 대응을 달리해야 한다. 우선 비과세 상품인 근로자우대저축의 경우 만기 전에 해지를 하면 낮은 중도해지이율이 적용되고 비과세 혜택도 없어진다는 점을 명심하자. 박씨의 경우 만기가 1년 정도밖에 남지 않은 만큼, 비과세 혜택을 계속 누리려면 중도 해지를 하기보다는 이 저축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게 유리하다.
그러나 장기주택마련저축의 경우는 만기가 3년 이상 남아 있으므로 중도해지가 좋은지, 아니면 이 저축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게 나을지 딱 잘라 말하기 어렵다.
다만 중도해지는 5년을 채운 후에 하는 것이 좋다는 점은 유념해야 한다. 장기주택마련저축의 경우 가입 후 5년이 경과하면 중도해지를 해도 이미 받았던 연말정산 소득공제에 대해 세금 추징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5년 이전에 해지해야 한다면 중도해지이율을 적용받아 손해보는 금액에 세금 추징액을 더한 것과 적금 담보 대출을 받았을 때 이자 부담 중 어느 쪽이 더 적은지 따져봐서 유리한 쪽을 선택한다.
최근 가입한 정기적금(만기 3년)은 계속 불입하는 게 오히려 불리할 수 있다. 따라서 조만간 자금을 사용할 것이라면 미리 중도해지를 한 후 입출금식 투자상품인 MMF에 넣어두는 게 이자 면에서 유리해진다.
정기예금(만기 1년)도 중도해지와 담보대출의 이점을 비교해서 결정하도록 한다, 확정금리 예·적금의 경우 대개 불입한 금액의 95% 범위 내에서 '예금금리+1.5%' 조건으로 예금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다.
(신한Private Bank 자문그룹 )
(신한Private Bank 자문그룹 - 고준석 부동산재테크팀장, 한상언 재테크팀장, 이승호 상품기획팀장, 황재규 세무사)